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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통합감독 시행…삼성·미래에셋 직격탄
삼성 자본비율, 삼성생명 전자지분 반영시 110%대 가능성
미래에셋도 156.7%P 급락, 100% 미달시 지분 팔거나 자본 확충 필요
2018-07-01 13:56:22 2018-07-01 13:56:23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적용되면 감독 대상 7개 그룹의 적정자본 비율이 최대 150%포인트(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과 미래에셋그룹의 자본비율 하락폭이 가장 컸다.
 
금융위원회 1일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을 확정하고 7월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 3월 모범규준 초안을 공개하고 그동안 업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왔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은 5조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복합금융그룹(여수신·보험·금융투자 중 2개 이상 권역을 영위하는 금융그룹)이면 모두 해당한다. 삼성과 한화, 현대차, DB, 롯데, 교보생명, 미래에셋 등 7개 그룹이 대상이다.
 
관심을 모았던 자본적정성 산정기준이 이번에 공개됐다. 자본적정성 지표는 그룹의 '적격자본'을 업권별 요구자본과 추가위험을 가산한 '필요자본'으로 나눈 값이 100% 이상이 돼야 한다. 
 
적격자본은 자기자본 합계액에 금융계열사간 출자, 상호·순환·교차출자 등 중복 이용된 자본을 차감한다. 필요자본은 업권별 최소요구자본에 집중위험, 전이위험을 더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으로 7개 그룹의 자본 적정성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미래에셋의 자본비율이 307.3%에서 150.7%로 156.7%포인트 하락해 가장 영향이 컸다.
 
미래에셋은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이 채권발행 등으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계열사 주식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런 자본은 중복자본이라고 보고 적격자본에서 4조3000억원 가량을 제외했다.
 
삼성의 경우 현재 자본비율은 적격자본 57조1408억원을 필요자본 17조3738억원으로 나눠 328.9%다. 하지만 당국의 금융그룹별 자본규제안이 적용된다면 적격자본에서는 중복자본 6조2933억원이 빠지고, 필요자본에는 6조886억원이 더해져 221.2%로 107.7%포인트 하락한다.
 
다만 이 시뮬레이션에는 1~5등급으로 평가토록 돼 있는 전이위험은 모든 그룹이 평균인 3등급을 받는 것으로 가정했고 집중위험은 반영되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삼성은 전자 주식 때문에 집중위험 영향을 받겠지만 이는 입법과정에서 세부안이 정해져야 적용할 수 있다"며 "이번 계산에서는 빠졌지만 집중위험을 감안하면 100%대 초반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한화 210.4→152.9%(57.5%포인트), 교보생명 299.1→200.7%(98.4%포인트), 현대차 171.8→127.0%(44.8%포인트), DB 221.8→168.7%(53.1%포인트), 롯데 241.2→176.0%(65.2%포인트) 등으로 하락했다.
 
금융위는 연내 자본규제 최종안을 확정한 뒤 내년 4월에 금융그룹별 자본비율을 산정해 자본 적정성 관련 개선권고를 조치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그룹의 이행강제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연내 국회에서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이 논의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세훈 금융위 금융그룹감독혁신단장은 "연내 금융그룹 통합감독 확정안이 나오는대로 발의할 법률에는 의무를 위반한 그룹은 징계나 과태료, 벌칙 등 행정제재를 할 수 있는 내용까지 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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