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국민청원전’으로 확산된 영풍 석포제련소
2018-07-02 17:36:11 2018-07-02 17:36:11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낙동강 오염 문제의 주범으로 지목된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 문제를 놓고 찬성 측과 반대 측 갈등이 청와대 국민청원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 태백시와 경상북도 봉화군 주민들은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영풍 석포제련소 폐쇄를 시도하는 환경단체를 막아달라”라는 청원을 게시했다. 앞서 환경단체가 18일 “영풍 석포제련소를 폐쇄해 달라”며 국민 청원을 게시한 지 8일 만이다. 2일 오후 5시 현재 폐쇄 반대를 지지하는 참여 인원은 1338명이다. 찬성 측 참여인원 9561명에 비해 적지만, 제련소가 소재한 석포면 전체 주민 수가 22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어린아이와 노인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주민 대부분이 동참했다고 보면 된다.
 
(주)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사진/영풍그룹
 
태백시와 봉화군 주민들은 청원글에서 “안동댐 오염원은 인접지역 불법 경작을 허용한 데에서 비롯되었는데 안동댐으로부터 100킬로미터(km)나 넘게 떨어진 석포제련소에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질타했다.
 
청원을 올린 태백과 봉화 주민들은 “석포면은 경북 봉화에서 유일하게 탄광이 문을 닫고 나서도 새로운 가정을 꾸릴 수 있고 젊은이가 몰려드는 고장”이라며 “영풍 석포제련소 직원 1200명에게는 숱한 가족이 딸려 있고, 제련소로 인해 생계를 유지하는 이발소, 식당, 하청업체 등이 정말 많다”고 호소했다. 석포면에 따르면, 이 지역 인구수는 지난 2007년 2000명이었다가 지난해 8월 기준 2200명까지 늘었다. 특히, 석포초등학교의 학생 비율은 7년 전 대비 25% 증가했다. 인구 감소로 지자체 규모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으나 경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나는 곳이 석포제련소 인근 지역이라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낙동강 최상류 지역에 소재한 석포제련소가 지속적으로 중금속을 흘려보내 안동댐을 오염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청원문 게시자 측은 “석포제련소 앞 강물에는 개만한 수달이 있고, 물고기들이 많이 다닌다”며 “석포천 주변의 자연 파괴 정도가 경미함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 측은 안동호 오염원인이 석포제련소에서 흘러간 중금속 때문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동댐 오염은 수자원공사가 호수 내에 무더기로 경작 허가를 내주고, 불법 경작을 방치한 결과”라며 “퇴비와 시비에서 쏟아져 나온 오염물질들이 강으로 흘러들어 물고기들의 숨을 못 쉬게 해 폐사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대구지방환경청과 수자원공사가 낙동강 오염 실태 파악에 나서 작년 7월과 12월에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모두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오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측은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에 맡겨 조사를 하게 하자”며 연구 결과의 신빙성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봉화군 석포면 청년회 관계자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가 환경단체 측의 억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들의 숨통을 옥죄어 오는 환경단체 측의 거짓말을 정부가 믿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