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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신흥국 펀드…베트남·브라질 '울상’
3개월 수익률 -20%대…"당분간 부진 지속될 것"
2018-07-05 15:17:54 2018-07-05 15:17:54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판매 호조를 보였던 신흥국 펀드들이 올해에는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국의 통화 정상화와 무역분쟁으로 인해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베트남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9.11%로 집계됐으며, 브라질 펀드는 -15.33%를 기록했다. 특히 3개월 평균 수익률은 베트남 –21.90%, 브라질 –23.12%로 점점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작년과는 매우 상반된 모습이다. 작년에 베트남 펀드는 34.53% 상승했고, 브라질 펀드는 13.13% 오르며 우수한 수익율을 보였다. 이로 인해 신흥국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작년에만 약 4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베트남 펀드의 수익률 부진은 차익실현 욕구에서 시작됐다. 작년 베트남 VN지수는 48% 가량 상승했고, 올해초부터 4월초까지도 22%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4월10일부터 차익실현이 나타나면서 빠르게 급락해 현재 지수는 고점대비 24% 하락한 상황이다.
 
브라질 펀드의 경우, 정국 불안의 영향이 크다. 지난 5월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으로 브라질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는 10월로 예정된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도 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로 인해 연초 8만8000포인트까지 올랐던 보베스파 지수는 4일(현지시간) 기준 7만4743.11포인트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통화 긴축도 두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지난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4회로 상향했다. 이로 인해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신흥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이탈로 주가 조정이 이어졌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미중 무역갈등도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어서 당분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그 일환으로 34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 818개 품목은 6일부터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역시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경고했고, 미국과 동일하게 6일부터 34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의 긴축적인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 정치 이벤트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신흥시장의 자금 유출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신흥국 주식형 펀드는 현재 6주 연속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일부터 미국과 중국의 쌍방관세 부과가 예정돼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은 신흥국 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높은 수·출입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증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흥국펀드가 연초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브라질 상파울루 증권거래소 모습. 사진/신화사·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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