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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억 BW는 무관" 해명했지만…의혹만 키운 박삼구 회장
그룹 자금난에 '아시아나' 동원 속속 확인…격납고 담보 자금조달 의혹도
2018-07-05 18:32:35 2018-07-05 18:56:32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지난 4일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관련해 직접 고개를 숙였지만,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논란만 확산되고 있다. 기내식 업체 변경이 '아시아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언급 외에 중국 하이난그룹으로부터 투자받은 1600억원의 용처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그룹 내 유일한 캐시카우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을 좌우할 기내식과 항공기 격납고까지 자금조달의 통로로 이용되면서 하이난그룹과의 제휴가 "먼 미래를 보고 내린 결정"이라는 박 회장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오랜 기내식 파트너였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5일 박 회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박 회장을 몰아붙였다. 특히 "기내식 공급업체를 변경하기로 한 아시아나의 결정이 (박 회장이)기자회견 답변에서 언급한 원가공개나 품질 우려 사안과는 완전히 독립적인 것으로 확신한다"며 원인이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앞서 박 회장은 LSG코리아에 대한 아시아나항공의 낮은 지분율(20%)과 케이터링 품질 등을 언급하며 공급업체 변경 원인을 LSG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새 공급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가 속한 중국 하이난그룹으로부터 160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받은 것은 기내식 업체 교체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최대주주이며,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에 대한 지원을 계약 조건으로 내세우다 이번 대란이 발생, 아시아나항공이 최대 피해를 입은 점은 배임 혐의에 해당된다는 점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위해 모든 결정을 내렸다지만, 일련의 과정을 보면 그의 주장과 배치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인천공항 제2격납고를 담보로 자금조달을 추진 중이다. 대형항공기 2대와 중·소형 항공기 1대를 수용할 수 있는 인천공항 내 최대 규모로, 시세가 2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용처는 그룹의 부채상환용으로 전해졌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3년 금호산업 인수자금 5000억원을 조달했다. 재원은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이 광주신세계로부터 받은 임대차보증금을 활용했다. 같은 해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으로부터 '금호아시아나 사이공프라자' 지분 50%를 721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부실경영으로 자금난에 처한 그룹 지원 및 재건에 대규모 자금이 계속해서 조달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3년~2016년까지 연결기준 매출액이 5조원대에 머물다가 지난해에야 6조2271억원으로 올라섰다. 부채는 2013년 6조1087억원에서 지난해 7조3081억원으로 해마다 늘면서 588%(지난해 기준)의 부채비율을 보였다.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배당도 실시하지 못했다. 항공시장이 활황인 점을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수치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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