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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저조' 코스닥 벤처펀드, 세제혜택도 불투명 '이중고'
채권 규제가 주요 원인…공모주 부족도 해결 난망
2018-07-10 08:00:00 2018-07-10 08: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출시 3개월이 지난 코스닥 벤처펀드가 3조원 가까이 자금이 몰리는 등 시장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수익률 부진과 세제혜택 불투명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코스닥 벤처펀드의 설정액은 2조94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5일 출시 이후 3개월만에 거둔 성과로 월평균 1조원의 자금이 유입된 셈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는 수익률이 저조하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12개 가운데 출시 이후 플러스 수익을 기록 중인 펀드는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주식혼합-파생형]종류A’(4.00%) 1개에 불과하다.
 
반면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종류A’(-2.81%),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증권투자신탁 1[주식]A’(-8.91%),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ClassA’(-0.83%),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3.67%), ‘현대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종류A’(-4.13%),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종류A’(-3.57%), ‘미래에셋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4.74%), ‘하이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A’(-3.98%), ‘KB코스닥벤처기업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A’(-4.56%), ‘KB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 2(주식혼합)A’(-4.42%),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 2[주식혼합]종류A’(-1.26%) 등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같은 수익률 부진의 원인은 채권 투자 제한에 증시 약세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벤처기업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50%를 투자한다. 구체적으로는 벤처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사채(CB) 등 메자닌 채권을 포함한 신주에 15% 이상, 코스닥 중소·중견기업의 신주·구주에 35%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공모펀드에 편입되는 채권의 경우, 최소 두 곳 이상의 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벤처기업 채권 대부분이 '무등급'이라는 점에서 편입할 수 있는 채권이 극히 제한적이다. 
 
여기에 공모주 우선배정을 위해 코스닥 종목들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것도 수익률 악화로 이어졌다.실제로 운용사들은 공모주를 확보하기 위해 펄어비스, 제넥신, 신라젠 등을 담았다. 하지만 해당 종목들은 지난 4월말부터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세제혜택도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투자 금액의 10%(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선 출시 6개월 후 포트폴리오 구성을 마쳐야한다. 하지만 무등급 채권을 담을 수 없고 공모주의 규모가 작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책으로 내놓은 '적격기관투자자(QIB)에 등록된 메자닌 편입 허용'의 성과도 아직은 미지수다. QIB는 금융투자협회에서 관리하는 준공모 성격의 시장이다. 신평사 등급을 받지 않고 발행되는 채권을 거래할 수 있으며 자산규모 2조원 미만의 기업이 발행에 참여한다.
 
하지만 QIB 시장에는 발행의 99%가 한국 기업들의 해외발행 채권(Korean Paper)인 KP물이었으며, 메자닌은 단 한건도 없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QIB 메자닌 편입 허용이 8월말로 예정돼 있는데, 그만큼 물량이 나와줘야 한다”면서 “정부의 예상대로 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 3개월만에 3조원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수익률 저조와 세제혜택 불투명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행사 모습.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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