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25 전당대회가 오는 23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 궤도에 오른다. 전대 룰을 최종 의결할 중앙위원회가 13일 열리는 만큼 예비 당권주자들의 출마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으로 7선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와 주류인 친문(친문재인)계의 후보 단일화, 당내 비주류의 결집력을 변수로 꼽고 있다.
27일 있을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최종 3인에 들어가기 위한 막판 눈치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주류인 친문 진영에서는 김진표(4선)·최재성(4선)·전해철(재선) 의원 간 후보 단일화 논의가 관심사다. 특히 이들의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른 구도 정리가 비상한 주목거리다.
그가 출마하면 친문 후보는 물론 비문 진영 후보 등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해찬 의원과 가까운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이 의원의 출마 여부가 계속해서 입에 오른다는 것은 당의 바람이라고 봐야 한다. 그가 나선다면 후배 정치인들은 자연스레 출마 의사를 접을 것”이라며 “지금은 친노(친노무현)계와 친문계를 아우르는 좌장인 그가 강한 당 대표가 돼 국정을 주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친노계로 분류되는 또 다른 의원은 “이 의원은 세종시 지역구 출마도 권유에 의해 떠밀려 나왔을 만큼 정치에 큰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며 “추대 형식이 아닌 이상 스스로 당권주자로 나설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당내 비문 또는 비주류 예비주자 간 행보도 관심사다. 친문계가 당청일체가 중요하다며 대세론을 강조한다면 이들은 정권과 당권 모두 친문계가 장악하는 건 안 된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당내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인 설훈(4선)·이인영(3선) 의원은 10일 민평련 조찬모임에서 논의 후 단일화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송영길(4선) 의원도 출사표를 던질 예정인 가운데 김두관(초선) 의원은 오는 14일 출판기념회 이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4선) 의원도 여론 수렴 후 조만간 출마 여부를 결론지을 예정이다. 그는 전날 “100년 가는 정당이 되려면 민주당은 공정함을 실천하는 정당이 돼야한다”고 말해 당 대표 선거가 친문 vs 비문 대결구도로 가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친문 등 주류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여당 내에서 비주류가 당권을 장악하기는 쉽지 않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차기 당 대표가 다음번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 만큼 비주류 주자의 당선은 점치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대표는 “친문 진영에서 예비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이들은 대부분 개인의 의지보다도 당내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후보”라며 “당원중심제를 선택한 이번 전대는 확실한 친문 중심(전해철·최재성)이냐 여야 협치에 포커스를 둔 강한 지도부(이해찬)냐를 선택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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