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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노원' 실험 5개월…사용량 늘었지만 상용화까지는 갈 길 멀어
가맹점 및 사용량 등 수배 늘어…편의성 못 갖춘 지점 많아 보완 필요
2018-07-18 17:09:45 2018-07-18 17:09:45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노원구가 발행하는 지역화폐 '노원'(NW)이 시행 5개월 동안 참여자가 늘었지만, 일반 화폐처럼 사용하려면 갈 길이 멀었다는 평도 나온다.
 
18일 노원구에 따르면, 지난 2월1일 첫 시행 당시 1526명이었던 노원 화폐 회원은 지난 15일 현재 5777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가맹점 역시 87곳에서 252곳으로 증가했다. 또 발행량은 7485만여NW로 2월의 거의 2.5배에 달했으며 사용량은 3243만여NW으로 38배를 넘었다.
 
NW는 자원봉사·기부·물품기증 등 사회적 가치를 실행하면 얻을 수 있는 지역화폐로 1NW는 1원과 동일하다. 소비자는 적립한 NW를 노원구 내 가맹점에서 물건 구입과 서비스 이용에 쓰거나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다.
 
어느 정도 돈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참여자가 증가세지만, 일반 화폐 기능에 근접하기 위해선 보완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NW의 기본 취지는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마을(No-Won)'이지만 현재는 일반 화폐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각종 불편 사항에 대한 개선 정책은 자꾸 늦어지고 있다.
 
일단 현재는 재화·서비스 가격의 2~50%를 지역화폐로 지불할 수 있을 뿐이다. 가격의 100%를 지역화폐로 지불할 수 없다. 100% 지불은 아직 가맹점에게 큰 부담이라는 게 노원구의 설명이다. 가맹점은 소비자로부터 받은 지역화폐를 다른 가맹점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간 가맹점이 받는 NW가 총 결제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6%로, 비율 상한선은 50%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역화폐 반영 비율을 현재보다 높이거나 100%로 만드는 정책은 아직 이상적인 장기 목표에 머무르고 있다.
 
일반 화폐와 교환할 수 없다는 점도 구민들이 제기하는 불편사항이지만, 노원구의 개선 작업은 늦춰졌다. 지난 1월 노원구는 올해 하반기 지역화폐 발전 방향에 대해 용역을 실시하기로 했으나, 내부 검토 끝에 오는 2019년 2월로 미뤘다.
 
그나마 실현된 개선 정책도 불완전하다. 원래 지역화폐는 환불되지 않도록 설정돼있다가 지난 1월 시범사업을 거친 뒤 환불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하지만 지역화폐 홈페이지에는 아직도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적혀있다. 이에 대해 노원구 관계자는 "곧바로 수정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외에도 앱 시스템 역시 기본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구민들의 불만이 있다. 앱에는 아직 위치 기반 서비스와 결제 알림 서비스가 없다. 지역화폐 회원은 현재 자신의 위치 근처에 어떤 가맹점이 있는지 알 수 없고, 결제 후 지역화폐가 얼마나 차감됐는지 알 수 없어 개선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지역화폐 노원(NW) 회원이 서울 노원문고에서 NW을 이용해 결제하고 있다. 사진/노원구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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