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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팀운용 카드 꺼내든 한국투신 '네비게이터펀드'
1조 펀드 4000억원으로…리스크 사전 차단
2018-07-30 18:34:17 2018-07-30 18:34:17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대표 간판펀드인 '네비게이터' 되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잦은 매니저 교체로 기관투자자 자금 이탈이 잇따르자, 책임매니저 '1인'에 쏠린 운용역량을 '팀'으로 바꾼 것이다. 네비게이터는 한국투신운용에서 팀으로 운용되는 유일한 펀드가 됐다.
 
30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1(주식)'의 설정액은 39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98억원)에 비해 2400억원 가까운 금액이 빠져나갔다. 2016년과 비교하면 설정액 감소는 더 크다. 1조원을 웃돌던 2년 전과 비교해서는 설정액은 63%가량 쪼그라들었다.
 
출처/한국펀드평가
 
가장 큰 원인은 운용전문인력의 변경에 있었다. 2006년부터 네비게이터펀드를 책임지고 운용해온 박현준 상무가 지난해 5월 회사를 떠나 독립을 택했고, 이어 이 펀드를 맡게 된 민상균 주식운용팀장도 건강상의 이유로 두 달 만에 사의를 표하면서, 다시 9월부터는 이상민 주식운용부장에게로 넘어갔다. 지난 26일부터 또다시 이용범 부장이 이끄는 리서치팀으로 펀드가 넘어가게 됐다.
 
지난 한 해에만 두 번의 운용전문인력의 손바뀜을 겪으면서, 운용역 변경에 민감한 기관투자자가 펀드에 들어간 뭉칫돈 회수에 나섰다. 펀드 설정액이 줄자 수익률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번에 또다시 책임매니저의 교체라는 부담에도 팀제로의 운용방식을 택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1인 의존도를 줄이고 각 섹터별 담당을 둬, 수익률에 대한 명확한 관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리서치본부 내에 이 펀드를 운용하는 리서치팀 8명의 애널리스트가 각 섹터별로 종목을 담당한다. 
 
네비게이터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벤치마크(BM)를 하회하고 있다. 연초이래 수익률은 -10.86%로, 벤치마크(BM)의 -8.30%보다도 저조하고, 최근 1개월 수익률도 -2.26%로, BM(-0.63%)을 하회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도 네비게이터 펀드는 한 차례 정비를 마쳤다. 이 펀드 시리즈 중 연금펀드를 골라 '한국의힘'으로 펀드명을 바꾸고 주식운용본부 내에 3팀에서 운용을 맡기로 했다. 연금펀드의 특성상 장기간 운용돼야 하는 특성을 살리고, 네비게이터라는 브랜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과거 네이게이터의 승승장구에 동일한 이름의 시리즈를 우후죽순 냈으나, 대표 주 펀드가 부침을 겪자 동일선상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신운용의 네비게이터는 그간 대표 간판펀드였으나, 매니저 교체에 따른 어려움을 겪자 개인 의존도를 벗어나 팀운용 방식으로 향후 리스크를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책임매니저는 각 섹터를 총괄해주는 역할에 한정되게 된다. 시장에 매니저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비게이터 펀드뿐 아니라 팀제로의 운용은 국내 운용업계에서 더 적극적으로 정착돼 나갈 것으로 보인다. 스타매니저 1인에 의존할 때보다는 전문가 공동으로 운용될 경우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56개 운용사 펀드매니저의 평균 근무기관은 5년10개월이다. 특히 개인의 의사결정이나 투자스타일에 의한 판단미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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