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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고용쇼크는 '최저임금' 탓?…"실제 영향 미미"
일용직·임시직 감소, 통상적 수준 그쳐…안정적 상용직은 증가추세…제조업부진도 주요 원인
2018-08-02 17:58:11 2018-08-02 17:58:11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올 상반기에만 취업자수 증가폭이 1년 전에 비해 '반토막'으로 줄어들자 일자리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생산가능인구와 제조업고용 감소가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만 몰고 가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취업자수 증가폭은 14만1800명에 그쳐 작년 35만9800명 늘어난데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임시·일용직의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상반기에만 11만6000명이 감소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같은 기간 7만3000명 줄어들었다.
 
이같은 수치로 보면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고용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나 증가하면서 임시·일용직 중심으로 고용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2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분석한 '2018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를 보면 올 상반기에 대체로 통상적인 수준의 취업자 증가가 이뤄졌다는 견해도 있다.
 
임시·일용직,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감소
 
올 상반기에만 임시직은 11만6000명이 줄어들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생산둔화 탓에 가장 많은 7만4000명이 감소했다. 도소매업에서도 2만1000명 줄어들었는데 이 업종에서의 임시직 감소는 이미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실제 2015년 상반기 6000명, 2016년 상반기 7만4000명, 2017년 상반기 1만1000명 감소했다. 올해 1만명 줄어든 숙박음식점을 봐도 이 역시 작년 초부터 이어진 현상이다. 심지어 작년 상반기에는 6만1000명이나 줄어들었다.
 
이처럼 기존 숙박 음식점업과 도소매업 임시일용직의 감소 추이를 염두에 놓고 보면 올 상반기 임시일용직 감소의 원인은 올해 특이 요인일 뿐, 16.4% 인상된 최저임금에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성재민 노동연 동향분석실장은 "음식업과 도소매업 임시일용직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업체 급증으로 이미 포화상태에 놓여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다"며 "날로 영업이익이 축소되고 비용압박에 시달리는 이 두 산업이 처한 상태가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한 진단"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가 매달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 통계를 보면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적인 상용직은 증가추세다. 3개월 연속 30만명 증가폭을 유지하고 있는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 조사에서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상반기에만 6만명 증가한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7만3000명 감소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는 이직 목적 폐업이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로의 이동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며 "고용의 질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15세이상 인구 증가폭의 가파른 둔화…65세이상은 급증세
 
생산가능인구 감소도 고용악화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평가된다.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작년 8월 감소로 전환된 이후 올들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특히 청년과 30~40대 인구가 모두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 반면, 65세이상 고령인구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기저변동이 없다는 전제하에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평년수준 고용률 증가를 적용하면 2018년 20만명 내외, 2020년은 12만명 내외, 2024년은 7만6000명 내외 취업자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가 40만명 이상 증가하던 2010년대 초중반 취업자 증가 30만명 정도를 좋은 상황으로 보았던 기준선이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올해를 포함한 향후 몇 년간 전체 인구 증가 규모가 빠르게 작아지고 있기 때문에 평상시에 나타날 수 있는 고용 증가 폭도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제 하에 취업지표를 봐야 한다는 평가다.
 
제조업 고용 감소 전환…서비스업·건설업 빠른 둔화
 
산업별로는 작년 상반기에 교육서비스업과 도소매업 등 일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컸던 기저효과, 올 들어 생산이 부진한 제조업, 아파트 분양붐이 지나간 여파에 따른 고용둔화 등의 일부 부문에서 어려움이 컸다.
 
제조업 생산은 작년 말부터 부진한 상태를 이어가면서 취업자도 4월부터 마이너스 전환해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연구원은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 인상은 일부 부문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컸던 기저효과와 맞물려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일부 부문을 중심으로 고용감소를 일으킬 수 있지만 올 상반기 주요 요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이지만 일자리 안정자금, 사회보험료 지원 등 직간접적인 인건비 지원으로 인해 실제 인상률은 7%대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성재민 실장은 "내년 최저임금이 10.9% 인상된 데 대해 일자리 안정자금과 사회보험료 지원, 임대료 규제, 카드수수료 인하 등에 대한 대책을 속도감 있게 마련돼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노동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 개선세가 나타나 취업자 수가 약 20만8000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3.8%,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은 작년 대비 각각 0.1%포인트 증가한 63.3%, 60.9%로 예상했다. 노동연구원은 "15세 이상 인구 증가 폭의 가파른 둔화와 15∼64세 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하반기와 연간 취업자 수 증가 전망치는 예년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평년 수준의 흐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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