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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인프라 소액주주, '운용사 교체안' 두고 의견 분분
"성공보수 대대적 개편해야"…"운용사 변경하면 리스크" 지적도
2018-08-13 17:02:19 2018-08-13 17:52:07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고액보수 논란에 휩싸인 맥쿼리자산운용이 맥쿼리인프라(088980)로부터 받아온 운용보수를 자진해서 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면서 적극적인 주주행동을 벌여온 토존 헤지펀드 플랫폼파트너스는 "보수 인하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운용사 교체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소액주주들도 운용사 교체 여부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19일 운용사 교체를 안건으로 맥쿼리인프라의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되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은 네이버 주식카페 '가치투자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표대결에서 어느 쪽 손을 들어줘야 할지 득실 계산에 분주하다. 맥쿼리자산운용의 교체에 찬성하는 주주들은 "성공보수 등에 대한 대대적 개편이 필요하다"며 플랫폼파트너스의 입장에 공감하는 반면 반대 측은 "안정적 배당에 만족한다"고 맞서고 있다. 
 
맥쿼리자산운용이 지난 10일 맥쿼리인프라 보수 인하를 결정했으나, 플랫폼파트너스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사진/뉴시스
 
이를 둘러싼 논란은 주총 전까지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플랫폼파트너스가 맥쿼리운용의 자진 운용보수 인하 결정에 실망감을 드러냈다는 점을 볼때, 두 곳이 합의점을 찾기는 희박하다는 평가다. 13일 플랫폼파트너스는 "6월부터 수차례 맥쿼리운용이 유사 펀드대비 10배에 달하는 고액보수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운용보수 8% 인하 계획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맥쿼리운용이 제시한 새 보수안에 따르면, 기본보수는 현행 시가총액과 순차입금을 더한 1.1~1.25%에서, 순차입금을 제외한 시총의 1.1~1.25% 수준으로 낮아진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0억원의 보수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성과보수 지급도 분기에서 연 단위로 바뀌고, 일시 지급에서 3년간 3회에 거쳐 분할 지급으로 변경된다. 이에 대해 맥쿼리운용 측은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주주와 운용사의 이해관계를 더욱 일치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 9호선 등 수익셩 인프라에 투자해 '먹튀'했다는 논란 때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정이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13일 맥쿼리인프라는 전 거래일보다 0.55% 오른 9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액보수 논란이 불거진 지난 6월 이후 주가는 되레 올랐다. 6월27일에는 52주 신고가(9170원)을 기록하기로 했다. 배당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맥쿼리인프라는 주가의 변동폭이 다른 종목에 비해 낮은 편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맥쿼리운용의 보수 조정은 플랫폼파트너스의 운용사 변경 안건에 대한 대응"이라며 "기본보수 인하와 성과보수 지급 리스크 축소에 따라 목표주가를 9300원에서 1만2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현재 투자자 사이에서는 운용사를 코람코자산운용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과 보수 인하가 이루어지는 만큼 운용사 교체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소액 개인주주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6.13%), 신영자산운용(6.08%), 뉴튼헤지펀드(8.20%) 등이 맥쿼리인프라의 지분 5% 이상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운용사 교체로 이어질 경우 재무와 유동성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자산운용사 변경이 가결되면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자사주 매입 재무부담 발생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과거 1년간의 운용보수인 370억원 수준의 해지금 지급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맥쿼리인프라 지분 3.12%를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파트너스는 6월부터 맥쿼리운용이 운용보수로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받고 있다며 운용사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플랫폼파트너스는 10분의 1 수준의 보수를 제시한 코람코자산운용으로 운용사를 교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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