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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전기차 170만대분 수산화리튬 확보…"배터리 수직계열화"
중국·캐나다와 8.3만톤 수산화리튬 공급계약…"원료·기술 우위로 중국에 대응"
2018-08-15 14:53:07 2018-08-15 14:53:07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LG화학이 전기차배터리 원재료인 수산화리튬의 대량 공급체계를 확보하고 배터리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2020년까지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 진입이 막혔지만 원료·기술의 경쟁우위를 통해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15일 중국 '쟝시깐펑리튬'과 고용량 전기차배터리 원재료인 수산화리튬 4만8000톤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한번 충전으로 320㎞ 이상 주행 가능) 약 100만대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LG화학은 앞서 6월에는 캐나다 '네마스카 리튬'과 3만50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까지 포함하면 올해 총 8만3000톤(전기차 170만대분)의 수산화리튬을 확보하게 됐다.
 
LG화학은 수산화리튬 대량 공급망 확보를 통해 원재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전기차배터리 생산의 전 과정을 총괄하는 수직계열화를 갖추게 됐다. LG화학 관계자는 "최근 배터리업계는 제품의 성능 개선과 원가 절감을 위해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코발트 함량은 줄여가는 추세"라며 "니켈과 합성이 쉬운 수산화리튬이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튬과 코발트 등 원재료의 안정적 수급체계를 확보, '원재료→전구체·양극재→배터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수직계열화를 위해 LG화학은 지난 2016년부터 공을 들였다. LG화학은 2016년 GS이엠의 양극재 사업을 인수, 생산기술 고도화와 전구체 기술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황산니켈 생산업체인 켐코의 지분을 10% 획득했다. 올해 4월에는 세계 1위의 코발트 정련회사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 중국에 전구체·양극재 생산법인을 세웠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화유코발트와의 합작법인에 2394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충북 오창 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LG화학의 배터리공장. 사진/뉴시스
 
LG화학이 배터리 원재료 확보 등 수직계열화에 발 벗고 나선 것은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 업체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시장인 중국은 2016년부터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장에 빗장을 걸었다. 우리나라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이다. 반면 중국의 배터리 업체인 CATL과 BYD는 90%가 넘는 자국 내 물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출하량에 상위권에 올랐고, 유럽시장까지 수주를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은 일본의 파나소닉이 5940메가와트시(㎿h)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중국의 CATL과 BYD가 2~3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LG화학은 4위, 삼성SDI는 6위였다. 하지만 LG화학의 출하량은 CATL의 절반도 안 되는 2762㎿h에 그칠 만큼 중국 업체와의 물량 격차가 상당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국시장이 열리는 2020년까지는 국내 업체들이 원료 확보와 기술 개발을 통해 중국의 물량 공세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자국 내 막대한 물량을 바탕으로 시장 석권까지 모색하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의 중요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원재료 확보와 주요 배터리 소재에 대한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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