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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주식투자)지금 다시 매수한다면 현대미포조선만
연재 아쉽게 마무리…기다리면 기회는 온다
2018-09-05 06:00:00 2018-09-05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인사발령이 나 증권부장이라는 과분한 직책을 맡게 됐다. 지난 10년 재테크 기사만 썼는데 이제부터는 한 부서와 모든 증권기사를 책임져야 한다니 긴장감 백만 배다.
 
그래서 <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 연재는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아쉽다. <뉴스토마토>를 비롯해 대다수 언론사에서는 기자들의 주식투자를 금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재테크전문기자라는 특수성을 내세워 지킬 것 지켜가며 투자하고 그 내용을 기사화했지만 증권부서는 또 다르다. 무엇보다 독자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명색이 실전 투자일지인데 리얼리티를 담보하지 못한다면 가치가 없다. 다른 기자가 이어받아 다른 형식으로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이다. 10억을 벌기는커녕 원금까지 까먹고 있으니 면목이 없다. 하지만 이름대로라면 사표 쓰기 전까지만 10억을 벌면 되는 거니까, 10억원 모을 때까지는 계속 회사에 찰싹 달라 붙어있어야지. 누가 뭐래도 직장인의 가장 중요하고 첫째가는 재테크는 월급이다. 월급을 불리는 것, 그러니까 ‘승진’이다.
 
다양한 종목들을 다루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다. 결국 처음 매수했던 팬오션과 다음 종목 현대미포조선을 끝까지 들고 온 셈이다.
 
 
지금 새로 시작한다면 어떨까? 현대미포조선은 다시 사겠지만 팬오션 매수는 주저할 것 같다. 하나는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왔고 하나는 하락했기 때문이 아니다. 현대미포조선은 조금 늦긴 했어도 예상했던 것들이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팬오션 투자에서는 놓친 것이 있다. 유가가 올랐으니 연료비가 증가할 것이고, 미중 무역갈등 이슈가 튀어나오는 바람에 교역물량 감소로 영향을 받게 됐다.
 
다행히 반기 실적은 증권사들의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벌크선운임지수(BDI)는 1700대를 오가다 1600선을 깨고 내려오긴 했지만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는 여전히 주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으나 미중 갈등과 같은 불안요인이 상존한다는 것은 분명한 방해요소다.
 
현대미포조선은 신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7월13일엔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을 수주했고. 7월18일엔 컨테이너선 4척, 8월25일에는 중국 장난조선소를 제치고 2척(최대 6척)의 1800TEU급 컨테이너선 수주를 확정했다. 장난조선소보다 높은 가격인데도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사는 이스라엘의 XT쉬핑으로 8척의 컨테이너선 추가 발주 계획이 있다고 한다. 도크는 하나둘씩 채워지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8월22일, 현대중공업그룹 지배구조개선의 일환으로 갖고 있던 현대중공업 주식 272만주, 3.9%의 지분을 현대중공업지주에게 시간외 거래로 넘겼다. 그 결과 3180억원의 현금이 생겼다.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증권사들은 이번 거래로 미포조선이 가장 큰 수혜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현대미포조선은 2분기 187억원의 영업이익에 30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반기 누적으로는 매출액 1조931억원, 영업이익 416억, 순이익 643억이다. 조선주들이 모두 저점을 다지는 중이어서 이번 분기 적자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 한때 9만원 밑으로 밀렸던 주가도 다시 반등해 10만원을 타진하는 중이다.
 
좋은 기업 주식을 매수해 분위기에 연연하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리다 보면 수익 낼 기회는 온다는 사실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는데 기간이 짧았나 보다. 실력이 모자랐거나. 아쉽지만 여기에서 마무리하겠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 지면으로 다시 돌아오겠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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