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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9개월 만에 조직개편 “박정호 사장 역할 강화”(종합)
신설 서비스위원장 맡아 ‘협업’ 추진, 기술위도 만들어
연구·사업 통합 'AI센터' 출범, 간극 없애
2018-09-09 12:52:53 2018-09-09 12:52:53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SK텔레콤이 9개월여 만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 12월 ‘협업’을 강조한 조직개편에 이은 보완책의 일환으로 박정호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역할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가 직접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들의 역량을 모아 서비스를 혁신하고 핵심 기술 확보의 외연을 넓혀 경쟁력을 강화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장 흐름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특히, 1년도 안되어 조직의 변화가 이뤄졌다는 것은 향후에도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전제를 달고 있어 SK텔레콤이 현재보다 훨씬 역동적인 회사로 진화할 것임을 시사한다.
 
SK텔레콤은 고객 눈높이에 맞춰 서비스를 혁신하고, 핵심 기술 확보 및 공유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10일자로 시행한다. SK텔레콤은 우선 ‘서비스위원회’를 신설한다. 박정호 사장이 위원장을 맡고, 회사 주요 임원 및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을 지내다 자리를 옮긴 이상호 11번가 대표, 이인찬 SK플래닛 대표 등이 참여해 최고경영자(CE0)층이 고객 지향적 서비스 개발을 주도한다. CEO들에게 이를 맡긴 것은 팀별, 회사가 추진하는 서비스 혁신안은 조직의 벽이라는 한계로 인해 협업을 이뤄내기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서비스위원회는 고객 인사이트 발굴, 서비스 품질 기준 정립, 관계사 경쟁력 제고, 내·외부 협업 등을 추진한다.
 
‘기술위원회’ 신설은 인공지능(AI), 5세대(5G), 데이터 등 미래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SK ICT관계사의 상호 기술 협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박정호 사장의 동생인 박진효 ICT기술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인프라·연구개발(R&D)관련 임원들이 참여한다.
 
SK텔레콤은 서비스플랫폼사업부와 AI리서치센터를 ‘AI센터’로 통합한다. 연구와 사업간 간극을 없애고 긴밀히 연계하기 위함이다. AI센터는 김윤 AI리서치센터장이 맡는다. 미국 애플에서 음성인식 비서인 '시리(Siri)'를 담당했다가 올해 2월 SK텔레콤으로 영입된 김윤 센터장은 AI 개발 역량 강화와 AI 기반의 사업 모델 출시 등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ICT기술원에 ‘시큐리티(Security) 기술원’과 ‘뉴 모빌리티 테스크포스(New Mobility TF)’를 신설, ICT 기반 융복합 보안 기술 및 자율주행·드론 등 모빌리티 기술 R&D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로써 SK텔레콤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기존 4개 사업부 즉, 이동통신(MNO), 미디어, 사물인터넷·데이터(IoT·Data), 서비스플랫폼 체제에서 3개 사업부와 AI센터 체제로 재편된다. 회사측은 급변하는 ICT 산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개편이 시행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9개월만의 조직개편은 박정호 사장이 그려나가려고 하는 융·복합 사업체제로의 재편이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에 따른 일종의 경고라고 보기도 한다. ICT의 협업 사례가 SK그룹 계열사 전체 협업으로, 더 나아가 외부 기업들과의 맞손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시작부터 조직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박정호 사장이 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것도 이러한 답답함을 풀기 위한 승부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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