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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총수 신뢰도 1위…이재용 첫 2위
조양호·박삼구, 이달에도 최하위권
2018-09-11 07:00:00 2018-09-11 08:56:45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구광모 LG 회장이 ‘9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 총수부문 1위에 올랐다. 6월부터 이달까지 4달 연속 1위다. 다만 전체점수는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제치고 처음으로 2위에 안착했다. 전체점수가 첫 조사가 시행된 지난 5월과 비교해 15.2나 오르며, 구 회장과의 격차도 10 이내로 좁혔다. 이 부회장에 자리를 내준 정 회장이 3위, 최태원 SK 회장이 4위, 허창수 GS 회장이 5위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5개월 연속 꼴찌를 기록하며 갑질 여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총수부문 전체점수는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 ▲사회 통합과 발전에 기여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총수 등 3개 항목으로 구성된 긍정점수와 ▲국가 및 사회 발전에 악영향을 미치는 총수 1개 항목으로 구성된 부정점수를 합산해 결정됐다. ▲사회에 영향력이 큰 총수 항목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점수 합산에서는 제외했다.
 
구광모 회장은 전체점수 35.0으로 4달째 총수부문 신뢰도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전체점수는 6월 39.3에서 7월 38.7, 8월 37.3, 이달에는 35.0까지 떨어졌다.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이 계속해서 미뤄지면서 선친인 고 구본무 회장의 후광도 점차 약화되는 모습이다. 구 회장은 특히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사회적 책임 항목만을 제외하고는 이 부회장에 뒤쳐졌다. 7월만 해도 9.9 차이로 앞서갔던 사회적 책임 항목도 이달 4.9까지 격차가 줄어들었다. 고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생전 고인의 업적과 어우러지면서 LG의 긍정적 이미지를 낳았다. 4세 세습경영에 대한 지적이 일 법도 했지만, 기우였다. 여타 재벌들이 갑질 등으로 사회적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상대적으로 LG의 유교적 가풍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이는 곧 신임 구 회장의 자산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전체점수 27.5를 기록, 조사 이래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전체점수는 지난 5월 12.3, 6월 20.5, 7월 21.2, 8월 26.4에 이어 이달까지 상승세다. 경제 성장에 기여 항목과 사회적 책임 항목에서 지난달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을 찾아 이 부회장을 따로 면담하면서 대외적 행보에도 길이 열렸다. 이에 화답하듯 삼성전자는 지난달 향후 3년간 180조원의 초대형 투자 계획을 내놔 재계를 놀라게 했다. 4만명의 직접채용을 비롯해 직간접 고용 유발만 70만명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상고심을 앞두고 있어 부정점수 2위에 오른 점은 이 부회장의 불투명한 앞날을 대변한다. 법원은 지난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2심 선고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부정 청탁이 오갔다고 판단, 제3자 뇌물 혐의를 인정했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15.2로 5개월째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막내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에서 시작된 총수 일가의 비리는 횡령·배임 혐의로까지 번졌다. 대형 로펌이 총동원되며 구속영장 발부만은 막고 있지만 싸늘해진 여론까지 되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내식 대란의 후유증으로 지난달 전체점수가 -10.1까지 떨어졌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이달 -6.7까지 회복했지만 순위(29위)만큼은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외에 신동빈 롯데 회장(28위), 이중근 부영 회장(27위), 김승연 한화 회장(26위)도 지난 5달 동안 계속해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총수는 자신이 속한 기업의 성장도 가로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신뢰지수 총수부문 결과를 토대로, 해당 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는 총수 항목 점수에서 해당 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짐이 되는 총수 항목 점수를 뺀 결과 조양호 회장(-15.1·30위)과 박삼구 회장(-7.4·29위)은 최하위권에 포진했다. 점수가 낮을수록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경향이 더 크다는 의미다. 신동빈 회장(-6.4), 김승연 회장(-4.9), 이중근 회장(-4.5)도 5달째 기업에 짐이 되는 총수로 인식됐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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