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신고장소로부터 30m떨어진 곳에서 5~6분 시위…무죄"
"시간·장소 면에서 신고 내용과 명백히 분리됐다고 보기 어려워"
입력 : 2018-09-11 06:00:00 수정 : 2018-09-11 08:33:28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애초 집회 장소로 신고한 옥외가 아닌 모 시청실 복도에 진입한 공무원에 대해 대법원이 두 장소 간 거리 및 집회 시간이 짧아 집회 영역을 뚜렷이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집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모 시청 소속 공무원 노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노씨는 모일보가 과거 관내 업체들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졌던 서모 기자를 주재 기자로 발령내자 2016년 8월12일부터 그해 9월8일까지 '사이비 기자 비호하는 모일보 규탄대회 및 선전전'이라는 집회를 개최하겠다는 옥외집회 신고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하지만 노씨는 그해 9월8일 신고 장소에서 30~40m 벗어난 시청 현관 앞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10여명과 함께 약 10분간 집회를 진행한 뒤 2층 시장실 앞 복도까지 들어가 약 10분간 서 있었다. 이에 검찰은 노씨가 신고한 장소의 범위를 벗어나 집회 또는 시위의 질서를 유지해야 할 주최자로서 준수사항을 위반했다며 노씨를 기소했다.
 
1심은 담당공무원 또는 경찰공무원의 퇴거 요청이 없어 시청으로 들어가 현관 앞 및 2층 시장실 앞 복도에서 피켓을 드는 방법으로 집회를 했다는 노씨의 일부 법정진술을 비롯해 집회를 촬영한 증거수집자료 등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애초 신고된 집회 장소였던 시청 정문 앞 인도 등과 시청 현관 사이 거리는 약 30~40m 정도에 불과해 상당히 근접한 데다 정문과 현관 사이에 별도로 출입을 통제하는 시설도 설치되지 않아 두 장소가 명백히 분리돼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2층 시장실 앞에서 진행된 집회의 경우 집시법에서 옥내 집회에 대해서는 신고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는 점, 노씨가 시청 현관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 시간이 5~6분, 청주시청 내부 2층 시장실 앞에서 집회를 진행한 시간이 10분에 불과해 신고서에 기재된 집회 장소를 벗어난 시간이 매우 짧은 점 등을 들어 검찰 증거만으로는 노씨가 애초 신고한 집회 장소 범위를 뚜렷이 벗어나는 행위를 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집시법 위반죄의 신고범위 일탈 및 집회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며 항소심 판결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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