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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기자의 좌충우돌 암호화폐 투자기)⑧ 암호화폐 차트로 미래 시세 점칠 수 있을까
평균 수익률 -31.2%…이오스(EOS) 매수 이후 하락폭 더 커져
볼린저밴드·RSI 활용…가격, 국내외 이슈·정치적 변수 고려해야
2018-09-12 06:00:00 2018-09-12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기자] “올해 말 비트코인은 2만달러(한화2259만원)까지 갈 것이다.”
“블록체인 산업은 '천장'에 다가가고 있다…암호화폐, 앞으로 1000배 이상 뛸 일 없다.”
 
미래 암호화폐(가상통화·암호자산)시장의 가격 변화에 대해 월스트리트 투자 리서치 업체인 펀드스트랫 글로벌(Fundstrat Global)의 창업자 토마스 리(Thomas Lee)와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각각 내놓은 전망이다. 극과 극으로 갈리는 이들의 시각은 향후 암호화폐 시장 움직임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여준다.
 
과연 우리는 암호화폐 가격을 예측할 수 있을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암호화폐 투자를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아 그때 들어갈걸’과 ‘그때 매도해야 했는데’라는 것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 가지지 못한 혹은 잃어버린 것에 대해 후회를 반복하는 셈이다.
 
특히 오후가 되면 장이 끝나는 주식 시장과 달리 암호화폐 시장은 24시간 동안 전 세계 각 거래소별로 수많은 코인들이 사고 팔리기 때문에 어떤 코인이 급등하고, 폭락할지는 쉽게 내다보기 어렵다. 오를 거라고 믿고 산 코인이 원금을 까먹는 폭탄으로 돌변하기도 하고, 전혀 눈여겨보고 있지 않았던 코인이 에어드랍이나 상장과 같은 이슈로 급성장하는 일도 비일비재해서다.
 
실제 코인제스트의 거래소 자체 토큰인 코즈(COZ)의 경우 ‘트레이딩 마이닝(채굴매매)’을 전면에 내세우며 상장 한 달 반 만에 17배나 뛰기도 했다. 결국 시장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단언도 개별 코인에 따라 반은 맞고 반은 틀리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망망대해와 같은 암호화폐시장에서 나침반이 되는 것은 없을까. 개인적으로는 ‘차트’를 그 지표로 꼽는다. 가격 변화 추세를 한눈에 볼 수 있고, 패턴 분석을 통해 매수·매도 타이밍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아직 암호화폐 시장이 미성숙하고, 이슈에 따라 크게 변하는 경우도 많은 탓에 ‘과거 기록’을 담고 있는 차트만으로 미래 가치를 점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려면 차트는 기본이 돼야 한다고 본다. 이달에 진행한 투자 또한 기술적 지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그림/업비트
 
기자는 지난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0.5이오스(EOS), 0.2EOS를 매수했다. 차트 상으로 5일 오전까지만 해도 7300원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흐름이 오후 6시40분을 기점으로 한차례 크게 하락한 데 따른 대응이었다.
 
투자자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론 볼린저 밴드(Bollinger band)와 RSI, MACD를 보조지표로 참고한다. 볼린저 밴드는 해당 코인의 흐름을 개인이 설정한 범위 내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볼 수 있고, RSI나 MACD는 과매도나 과매수 상황과 이동평균선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또 매도, 매수를 진행하는 업비트 차트와 함께 타 대형 거래소의 시세를 볼 수 있는 크립토워치(cryptowatch)사이트도 동시에 살펴본다.
 
지난 5일 매수 당시 음봉은 볼린저 밴드를 뚫고 지나갔으며 과매도 상황도 전개됐었다. 나름의 분석으로는 이오스 가격이 6500원 선에서 바닥을 찍고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급락 이후 반등이 기대되는 데다 신규 진입자를 위해 계정 생성 비용을 낮춘다는 소식이 제기됐고 이오스 댑(Dapp)도 잇달아 상장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자의 분석은 낙제점을 받았다.
 
지난 5일 이오스는 6700원까지 소폭 오른 후 6일 오전 5600원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에 이오스를 추가 매입했지만, 11일 현재 이오스 한 개 가격이 580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차트 분석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렇다고 기술적 분석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차트가 미래 가격을 무조건 보장하지는 않지만, 기술적 분석에는 볼린저밴드 이외에도 다양한 보조지표가 있고 개별 코인의 방향성 등을 이해하기엔 훌륭한 참고지표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은 전반적으로 박스권 하단에서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이달 기자의 전체 평균 수익률 또한 지난달과 크게 변함이 없다는 얘기로 이어진다. 이날 오후 1시 업비트 기준 기자의 평균 수익률은 -31.25%다.
 
암호화폐별로 보면 비트코인의 경우 -6.61%를 기록하고 있으며 라이트코인과 모네로는 각각 -69.54%, 52.39%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론과 네오는 전날보다 각각 -70.08%, -73.94% 떨어졌으며 이오스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61.47%다.
 
여기에는 암호화폐 열기가 올해 초에 비해 사그라들었다는 점도 있지만 국내외 이슈도 크게 작용한다. 실제 비트코인의 경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승인을 거부하거나 연기한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국내의 경우 암호화폐공개(ICO)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힌지 1년이 다 되도록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고, 관련 산업에 대한 정부의 기조에도 변화가 없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빨간불(양봉)은 언제쯤 다시 켜질까.
 
처음 투자기 작성 당시 추격매수를 피하고 분할매수와 차트분석을 기본으로 하자고 다짐한 '투자원칙'을 되새겨보지만, 계속되는 하락장은 투자의 재미를 빼앗는다. 부디 다음번 투자기에서는 우상향하는 차트를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11일 오후 1시 업비트 기준 투자 현황. 사진/백아란기자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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