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이동걸 산은 회장 "경제 구조 전환돼야…부동산으로 혁신 안돼"
취임 1주년 간담회, 한국 경제 문제 지적…기업 구조조정 "임기내에 완료"
2018-09-11 17:28:35 2018-09-11 17:52:06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우리나라 경제 구조의 한계를 지적했다. 부동산 투자로만 성장하는 경제 패러다임으로는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11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쉽게 부동산으로 성장하는 나라는 혁신할 수가 없다"며 "창업 등 혁신 성장 없이는 청년들 취업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경제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며 "재벌·대기업·수출 위주의 경제 구조를 소득주도로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이 꼽은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 문제는 부동산 투자다. 돈이 모두 부동산 투자에만 돌기 때문에 창업 등 혁신 성장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증권에서 돈번 사람은 증권만 투자하고, 부동산으로 돈 번 사람은 부동산 투자만 한다"며 "미국이나 중국처럼 벤처로 돈벌고 벤처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업 생태계가 바뀌어야 한다"며 "산업은행도 벤처 관련 지원을 많이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동걸 회장은 대우건설 매각 실패 등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손실을 보더라도 (자회사를) 파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각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겠다"며 "임기 중에 할 수 있는 방안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정부는 산업은행이 해야하는 부분이라며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떠맡기고 구조조정 추진을 잘 안했기 때문에 현재 문제가 생겼다"며 "이러한 점을 내 임기 중에 풀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및 KDB생명 등 기업 구조조정을 실패했다'는 여론에 대한 입장이다.
 
이 회장은 "부실한 기업구조를 개선하고 새롭게 키우는 것은 단기간에 되지 않는다"라며 "당장 성적이 안나오더라도 양해바란다"고 해명했다. 이어 "기업 부실이 사실은 어제오늘 일 된건 아니"라며 "그간 전통적 제조업의 한계와 부실화 징후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전 정권에 대한 구조조정 방향을 비판했지만, 이 회장은 대우건설 매각을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 회장은 기업 구조조정이 어려운 이유를 일부 '직원들의 모럴 해저드'로 꼽았다. 이 중에는 노조도 포함됐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은 연초에 예측하지 모로코 사피발전소 부실로 매각이 무산됐다"며 "호반 건설이 협상을 포기한거지 가격조건 안맞아서 불발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구조조정 기업 관리가 굉장히 어려운 이유는 직원 모럴 해저드 때문"이라며 "어떤 기업도 산은 밑에 들어오면 나가기 싫어한다. 매각 과정에서도 봤겠지만 대우건설 노조가 밀실매각 등의 이유로 매각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단락 됐던 한국GM의 신설법이 논란이 다시 재점화 되면서 기업 구조조정의 방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M본사는 지난 7월 한국GM 부평공장에 약 5000만 달러를 신규 투자하고 연말까지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전담할 신설법인을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GM의 R&D 신설 법인은 GM측이 정부와 약속한 아시아태평양 지역본사와는 다르다. 이는 한국GM을 R&D 부문과 생산부문으로 나누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향후 구조조정을 위한 GM본사의 물밑작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GM이 밝힌 신설법인의 정체가 무엇인지, 의도가 무엇인지 GM 측에 답변을 요청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받지 못했다"며 "한국GM측이 일방적으로 신설법인을 추진하고 있어 기본 협약에 위배되고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산업은행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