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확산되는 신흥국 금융위기, 아시아로 번지나
전문가들 “미 기준금리가 2%중반 넘으면 홍콩도 타격”
2018-09-18 06:00:00 2018-09-18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미에서 시작된 신흥국 금융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신흥국 위기를 부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어 결국에는 아시아로도 퍼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MSCI 신흥국 주가지수는 12% 이상 하락했다. 미국의 통화긴축 정책과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달러 강세가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간 남미를 중심으로 한 통화가치 하락이 나타났다. 아르헨티나의 페소화는 3개월간 41.32% 급락했고, 브라질의 헤알화는 29.99% 떨어졌다. 남미를 대표하는 두 국가의 통화가치 하락은 베네수엘라 등의 다른 남미국가로 번지고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로 터키의 리라화와 러시아의 루블화도 불안감을 보이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선진국의 통화 긴축에 따른 것이다. 미국이 진행 중인 4조5000억달러 규모의 보유자산 축소가 신흥국 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유지되고 있어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해당 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이 결국 아시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남미 대비 경제가 탄탄한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통화가치도 같은 기간 6.69%, 6.92% 하락했고, 다음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신흥국의 금융위기설이 확대되고 있으며 결국 내년에는 아시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혼란스러웠던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습. 사진/뉴시스·AP
 
오는 9월25~26일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25bp 인상 가능성을 97.4%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75~2.00%이며, 인상을 단행할 경우 2.00~2.25%가 된다.
 
이에 대해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아시아가 상대적으로 괜찮다고 말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달린 것”이라며 “과거 미국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2%대 중반) 수준을 넘어섰을 때 신흥국 위험이 표면화되는 형태를 보인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본부장은 “만약 내년 상반기, 해당 금리를 넘어서게 되면 아시아에서 취약하거나 변동성이 많이 노출돼 있는 홍콩, 중국 등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시세변동이 커지거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까지 하락해 1990년대 후반 아시아에서 발생했던 신흥국 외환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면서 “중국을 필두로 주요 신흥국조차 부채 위기에 내몰리면, 국제금융시장의 시스템 붕괴를 촉발할 변수가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