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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끼리끼리 혼맥'…100대그룹 절반 '사돈'
LS, 8개로 혼맥 수 가장 많아…정·관계 비중 줄고 일반인과 혼사 늘어
2018-09-27 16:47:28 2018-09-27 16:47:2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재벌가문 간 혼인을 통해 기득권을 유지, 확장하는 풍토는 시대가 변해도 여전했다. 창업주에서 3·4세로 넘어왔지만, 절반 이상의 재벌가 자제들이 '끼리끼리' 혼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된 모습도 포착됐다. 과거 부모 세대에서는 정·관계 집안과 사돈을 맺는 경우가 많았다면, 자녀세대 들어서는 재계를 기본으로 하되 일반인 가정과의 혼사도 상대적으로 늘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7일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의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중 경영에 참여했거나 참여 중인 이들의 혼맥도(이혼·재혼 포함)를 분석한 결과, 같은 재계 내 결혼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세대에선 49.3%였던 비중이 자녀세대로 넘어오면서 52.5%로 늘었다. 재계가 일반인과 결혼하는 비중 역시 부모세대에선 12.7%에 불과했다면, 자녀세대로 오면서 갑절인 23.5%로 증가했다. 반면 '권력'을 매개로 한 정·관계 집안과의 혼사는 부모세대 23.4%에서 자녀세대 7.4%로 급감했다. 재계와 의료계 간 결혼은 부모세대(3.9%)와 자녀세대(3.7%) 간에 별 차이가 없었고, 언론계 집안과의 결혼은 부모세대(0.5%)보다 자녀세대(2.5%)가 높았다. 
 
재계를 30대 이상과 30대 미만(31~100위) 그룹으로 나눠보면, 재계끼리의 혼사는 30대 그룹(45.3%)보다 미만 그룹(56.6%)이 11.3%포인트 높았다. 반면 일반인과의 결혼 비중은 30대 그룹(20.3%)이 미만 그룹(14.3%)보다 6.0%포인트 높았다. 정·관계 집안과의 결혼은 부모세대에선 30대 그룹(31.8%)이 미만 그룹(17.1%)의 두 배가량이었으나, 자녀세대로 넘어오면서 둘 다 급감해 각각 7.7%, 6.9%로 별 차이가 없었다. 
 
그룹별로 보면, 다른 그룹과 사돈을 맺는 혼맥 수는 LS가 8개로 가장 많았다. LS는 지난해 2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딸인 박상민씨와 결혼한 구동휘 LS산전 상무를 비롯해 코오롱, 동국제강, OCI, 현대자동차, 삼표, 사조 등 7개 그룹과 사돈을 맺었다. LS와 두산은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의 딸 구원희씨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 박서원 두산 전무의 결혼으로 이미 혼맥을 형성한 바 있다. 다만,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이혼했다. 
 
다음으로는 GS가 이름을 올렸다. GS는 금호석유화학, 세아, 태광, LIG, 중앙일보, 아세아, 삼표 등과 사돈 관계다. 두산은 LIG, SPC, 코오롱, LS 등 4개 그룹과 5개의 혼맥이 있고, 금호아시아나는 대상, 동국제강, 일진, LIG 등 4개 그룹과 사돈 지간이다. 이밖에 현대차·동국제강·LIG·애경·SPC·삼표가 각각 3개 그룹, OCI·세아·대상·태광·일진·아세아가 각각 2개 그룹과 사돈을 맺고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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