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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금리 급등의 주요원인은?
높아진 인플레이션 리스크 기여…연기금 투자자 이탈도 영향
2018-10-10 06:00:00 2018-10-10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지난주 후반 글로벌 증시를 강타한 것은 바로 미 국채금리 급등이었다. 이번 급등세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이 촉매제였으나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미 국채 5년물 금리는 3.073%에 마감했다. 10년물은 3.233%에, 30년물은 3.405%에 장을 마쳤다. 8일(현지시간)에는 콜롬버스데이로 휴장했으나 장외시장서 5년물은 3.069%에, 10년물은 3.240%에 30년물은 2.427%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채권 금리 상승을 불러온 것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었다. "아직 중립금리와 멀었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발언이 매파적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전망이 선반영된다. 즉, 현재 미 채권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3% 중반을 넘을 수 있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 9월부터 국채금리가 지속 상승했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매개체에 불과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히려 높아진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10월 이후로 확대되는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대차대조표 정상화 기조, 연기금의 투자자 이탈이 기인했다는 것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9월 평균임금 상승률은 2.75%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1969년 이후 최저인 3.7%를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향후 실업률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평균임금 상승률은 10월부터 3%를 넘어설 것이라는 점이다. 즉, 임금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미 국채 금리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연기금의 투자 이탈이 꼽힌다. 사진/AP·뉴시스
 
연준은 작년 10월말 보유 증권의 만기도래분 재투자 축소를 결정했다. 연준의 자산은 4조5000억달러였으나 현재 4조2000억달러로 줄었다. ECB가 올해말 양적완화를 종료한다는 점도 시장의 부담 중 하나다.
 
또 지난번과 같은 대규모 투매를 부른 숏 포지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FTN파이낸셜의 짐 포겔 금리 전략가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11%를 넘어서자 자동화 프로그램 계좌에서 더 많은 물량이 나와 채권 약세를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주요 원인으로는 연기금 투자자의 이탈이 꼽힌다. 최근 금리 급등은 장기물에서 두드러졌는데,이는 장기물의 오랜 지원군인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이 일시적으로 장기물 매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작년 연말 시행된 세제개혁의 일환으로 법인세를 인하하며 9월 중순까지 기업들의 직원 연금 부담액을 실적에서 감세 이전 비율로 공제해주기로 했다. 이에 기업 연금 펀드가 30년물 국채를 서둘러 매집했다.
 
도이치뱅크는 “연기금 투자자들이 세제혜택을 위해 이전에 대거 선매입했던 것이 현재 장기물 국채 매입을 크게 축소했고, 금리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 국채 금리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우 흥국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반영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최대 3.50%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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