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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스크'에도 글로벌 태양광 수요 견고
모듈값 하락에 수요 지난해 수준 유지…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듯
2018-10-15 16:42:19 2018-10-15 21:09:54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세계 태양광 설치 수요가 중국의 보조금 삭감과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에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중국의 설치량 급감으로 태양광 모듈 가격이 연초보다 30~40% 떨어지면서 중국 외 시장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엔 가격 급락에 따른 수요 증가에 가속도가 붙으며 올해 예상 설치량 98기가와트(GW)보다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15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태양광 수요는 98GW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애초 태양광업계에서는 중국의 수요절벽으로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태양광 수요처로, 지난 6월 정부가 신규 프로젝트 허가를 잠정 중단하고 태양광발전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면서 태양광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에 거센 후폭풍을 몰고왔다. 태양광발전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은 이달 10일 스팟(단기) 거래 가격이 kg당 10.34달러까지 급락하며 손익분기점인 14~15달러를 한참 밑돌고 있고, 모듈 역시 와트피크(Wp)당 0.23달러로 연초보다 40% 이상 급락했다.
 
올 상반기 40~65GW로 예상했던 중국 태양광 수요가 30~35GW로 대폭 조정되면서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팔라졌다. 또 미국이 해외산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도 수요 위축을 불러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해 글로벌 설치 수요를 90~95GW로 하향 조정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동 등 신흥국의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세계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빈자리를 채우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심에 설치한 태양광발전. 사진/한화큐셀
 
하지만 시장 흐름은 예상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인도, 터키 등에서 수요가 고른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올 상반기 태양광발전 설치 규모가 49GW를 기록한 것으로 업계는 파악했다. 지난해와 유사한 규모다. 세계 2위 태양광 시장인 미국도 올해 연간으로 7.5GW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애초 전망치인 5GW보다 2.5GW 증가한 규모로, 신흥국의 수요 증가까지 합치면 지난해 수준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한발 더 나아가 내년에는 태양광 설치수요가 올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120GW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모듈 값이 싸졌다고 판단한 태양광발전 프로젝트 개발자들이 주문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모듈 가격은 태양광시스템 투자액의 40~50%를 차지하고 있는데, 현 가격 수준에서는 설치단가를 약 20% 절감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국내외 태양광 기업의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 가격 하락으로 잠재 수요를 자극해 설치 수요가 늘고 있지만, 큰 폭의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중국 내 주요 태양광기업들이 폴리실리콘과 모듈 등에서 신·증설을 연내 완료하거나 계획하고 있어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내년까지는 글로벌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치킨게임'이 벌어지면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한화큐셀이 세계 태양전지 분야에서 1위, OCI가 폴리실리콘 부문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태양발전 사업자들이 제품 값이 더 떨어지기를 바라고 있어 큰 폭의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며 "향후 2~3년 간 구조조정으로 사라지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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