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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성수기 잡고 프리미엄 시장 선점…삼성·LG, 마케팅 총공세
블랙프라이데이 겨냥 할인 돌입…상반기 거래선 미팅도 활기
2018-10-15 17:00:50 2018-10-15 17:00:5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으로 이어지는 연말 쇼핑 시즌이 다가오면서 가전 업체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이어지는 기간은 연간 TV 판매량의 가장 많은 물량이 소진되는 시기라 실적과 시장점유율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는 'QLED TV', LG전자는 'OLED TV'를 각각 앞세워 마케팅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동시에 이들은 내년 한 해 동안의 농사를 위한 준비도 분주히 하고 있다. 우호적인 글로벌 TV 시장의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끌고가기 위한 전략 구상이 한창이다. 
 
지난 12일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밤 9시가 넘은 시간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신라호텔을 찾았다. 해외에서 온 거래선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맘때 쯤이면 해외 손님과 만나기 위한 약속이 줄을 잇는다"며 "대리, 과장급의 실무진들도 시간을 내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지만 이들이 바라보는 곳은 내년 상반기다. 거래선에 내년 출시를 계획 중인 시제품들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듣는 자리인 것.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주요 판매 국가 고객들과 의견을 주고 받으며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선출시된 8K QLED TV 등이 주력 제품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OLED TV 진영이 확대됨에 따라 선도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OLED TV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를 중심으로 해외 거래선, 미디어 등과의 만남을 진행 중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접어들면 사업부에서는 이미 이듬해 영업에 포커스를 맞춘다"며 "연말을 겨냥한 내용들은 상반기 중 마무리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들 업체는 연중 최대 성수기인 연말 쇼핑시즌의 고객 잡기에도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가 있는 11월 마지막주부터 본격적인 할인 행사가 시작되지만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가 이동한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좀 더 일찍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특수를 앞둔 기대수요가 많다보니 좀 더 여유있게 행사를 진행하는 편"이라며 "굳이 빅데이에 맞추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할인폭은 최대 40%에 달했던 지난해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보이며, 블랙프라이데이나 박싱데이에 임박해서도 대대적인 추가 행사가 있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 게시된 프로모션 행사 내용.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미국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 할인 공지를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4799.99달러의 75형(인치) QLED TV의 가격을 1300달러(약 25%) 할인해서 판매한다. LG전자는 5499.99달러의 65형 OLED TV를 2000달러(약 33%) 저렴한 3499.99달러에 제공한다. 미국 최대 유통 채널인 베스트바이에서도 '2018 블랙프라이데이', '2018 사이버먼데이' 이벤트에 앞서 TV 업체들의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유럽에서도 박싱데이 등을 겨냥한 할인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IFA 2018에서 반응이 좋았던 프리미엄 제품들이 중심이 돼 브랜드 데이 등을 통해 좋은 조건으로 고객들과 만난다.  
 
LG전자 미국 홈페이지에 게시된 프로모션 행사 내용. 사진/LG전자 홈페이지 캡처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 4분기 전세계 TV 판매량을 6909만대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의 6851만대를 소폭 웃돌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할인 판매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도 다소 덜어냈다. 1~3분기에 비해 4분기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둔화되기는 하지만 판매 물량이 많아질 수록 이를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65형 이상의 대형 프리미엄 TV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 역시 수익성 방어에는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과 질을 함께 봐야하는 것이 맞지만 이 시기에는 양을 좀 더 고려할 수 밖에 없다"며 "연중 판매량의 35% 가량을 차지하는 4분기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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