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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vs CJ제일제당, 소재사업 혈투
'라이신' 시장 중심 경쟁예고…덩치커진 CJ 독주 속 대상 추격
2018-10-17 16:05:58 2018-10-17 16:05:58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대상그룹이 소재부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CJ제일제당과 경쟁구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17년만에 라이신 사업을 되찾아온 대상그룹은 6조원대로 추정되는 글로벌 라이신 시장 진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라이신은 가축의 성장과 발육을 위해 사료에 첨가하는 필수아미노산으로, 주로 돼지나 닭의 사료에 사용된다. 대상은 1973년 국내 최초로 라이신 개발에 성공했지만 금융 위기에 부딪힌 1998년 3월 독일 바스프사에 라이신 사업을 매각한 바 있다. 그러던 중 2015년 8월에 이를 되찾아오며 숙원사업을 다시 품에 안았고 소재사업의 재투자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상은 주력인 식품업의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라이신을 중심으로 한 소재사업을 향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의 브라질 라이신 공장(왼쪽)과 대상의 군산 라이신 공장. 사진/각 사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라이신 사업 확장을 위해 최근 중국 청푸그룹과 1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대상은 소재사업부문에서 보유한 라이신 기술을 중국의 청푸그룹에 전파하고, 청푸그룹의 입지와 제조경쟁력을 결합해 글로벌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라이신뿐 아니라 기타 사료 아미노산으로 협력품목을 확대한다는 게 큰 그림이다. 
 
이번 계약으로 양사의 라이신사업은 현재 총 50만톤 수준에서 70만톤 수준으로 성장이 예상되고 이를 통해 대상은 라이신을 포함한 소재부문에서 오는 2022년까지 2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대상㈜은 지난 2015년 라이신사업을 되찾아온 이후 생산량 확대와 원가 경쟁력 강화, 수익성 개선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당시 적자였던 라이신사업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상의 이같은 행보에 식품업계 소재사업의 선두주자 CJ제일제당과의 대결구도도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조미료 시장에서도 오랜 경쟁을 펼쳐오며 식품업계 전통의 맞수가 된 양사가 소재사업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CJ제일제당의 소재사업은 탄탄한 글로벌 입지를 구축해놓은 상태다. 라이신사업의 경우 1990년대 후반 대상이 잠시 떠나있는 기간, 꾸준히 덩치를 키워 현재 글로벌 라이신 시장에서 약 30% 점유율의 1위 업체로 도약했다. 
 
지난 1991년 인도네시아에서 라이신 생산을 시작한 CJ제일제당은 중국과 브라질, 미국 등으로 생산 기지를 확대해왔다. 올해 초에는 미국 아이오와 공장에 5000만 달러(567억원)를 투자해 또 다른 사료용 아미노산인 '쓰레오닌'의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포트폴리오도 확대했다.
 
CJ제일제당은 라이신 외에도 소재사업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엔 브라질의 농축대두단백 업체 셀렉타를 인수하며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셀렉타 인수 효과로 지난해 말 1조원 규모의 농축대두단백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섰다. 이외에도 고부가가치 사료용 아미노산으로 주목 받고 있는 '발린(Valine)'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차지하며 최근 1위에 올라서는 등 소재사업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성장이 둔화된 B2C 중심의 식품업 대신 소재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는 추세"라며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대상과 CJ제일제당이 주도권을 선점한 가운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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