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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용진, 정의선 제쳤다
기업을 가장 잘 이끌 것 같은 기업인 '톱3' 진입
2018-11-05 07:00:00 2018-11-05 07: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공고했던 재벌 3·4세 경영인 트리오에 균열이 생겼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제치고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마트타운, 스타필드, 삐에로쑈핑 등 유통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5일 발표된 '11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 결과, '향후 기업을 가장 잘 이끌 것 같은 3·4세' 항목에서 정용진 부회장이 13.76%의 지지도로 3위에 올랐다. 조사가 시작된 6월 이후 줄곧 4위에 머물렀던 정 부회장이 처음으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제치고 '톱3'에 안착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9월 10.10%을 기록한 후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정 수석 부회장은 지난 8월 15.73%로 정점을 찍은 뒤 9월 15.20%, 10월 13.42%, 11월 11.66%으로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이들의 상반된 행보는 최근의 그룹 경영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31일 해외 투자운용사 어피니티, 블루런벤처스(BRV) 등 2곳과 온라인사업을 위한 1조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올 연말까지 ㈜신세계와 ㈜이마트에서 온라인사업을 각각 물적 분할한 후 내년 1분기 두 법인을 합병해 새로운 온라인 법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집중됐던 그룹 역량을 온라인사업에 집중해 신 성장동력을 마련하려는 구상이다. 앞으로 총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을 지금의 5배 규모인 10조원으로 확대하려는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신세계그룹의 성장은 온라인 신설법인이 이끌게 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정 부회장의 유통 혁명은 이 뿐 아니다. 지난 2015년 일산에 이마트타운 1호점을 열어 성장세가 둔화된 대형마트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2016년에는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 올 6월에는 만물상 개념의 할인숍 '삐에로쑈핑'을 연이어 론칭해 오프라인 매장에 활력을 제공했다. 활발한 SNS 활동도 정 부회장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등에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며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반면 지난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명실상부한 그룹 2인자가 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실적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분의1로 쪼그라든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도 시장의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경영 성적표를 내놨다. 이를 수습하기 위한 카드는 인적 쇄신이었다. 고성능사업부장인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제품과 디자인, 미래 신기술 등 주요 부문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지배구조 개선도 문제다. 지난 5월 현대모비스의 AS 및 모듈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했으나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의 반대로 좌초됐다. 현대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그룹들은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점 역시 현대차가 대응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하는 배경이다. 
 
한편 이달에도 구광모 LG 회장이 22.83%로 1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08%로 2위를 유지했다. 구 회장과 이 부회장의 격차는 전달 4.61%포인트에서 이달 5.75%포인트로 확대됐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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