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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차'로 스토리 만드는 티 소믈리에…직업군 저변 넓어질 것"
이세희 엔제리너스커피 점장 "차 마시는 문화 확산에 커피보다 성장력 높아…소통의 매개체 되길"
스페셜티 차별화로 업계 주목…엔제리너스 고급화 매장 지속 확대
2018-11-06 06:00:00 2018-11-06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차를 마시는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관련시장도 활기를 띤다. 전세계 고급 '차'를 앞세운 스페셜티 매장이 등장하는가 하면, 이를 위한 전문인력이라 할 수 있는 '티 소믈리에' 등 새로운 직군도 생겨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차 생산량의 연평균 성장률은 25%다. 대표적인 차 생산지인 중국에 비해선 턱없이 적은 성장률이지만 업계에선 포화에 접어든 커피시장보다 성장가능성은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의 커피전문점 브랜드인 엔제리너스커피는 롯데백화점 본점에 스페셜티 매장을 열고, 티 소믈리에를 다수 투입시켰다. 이 매장을 이끌고 있는 이세희 점장 겸 티 소믈리에를 만나 '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세희 엔제리너스커피 롯데백화점 본점 점장. 사진/뉴스토마토
 
티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생소하게 느껴진다. 소개해달라.
 
- 흔히 소믈리에는 와인을 추천하는 직업을 말하고 와인 소믈리에가 대중적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긴 하다. 최근에는 그 범위가 넓어지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소믈리에 자격증이 생겨나고 있고, 티 소믈리에 역시 차의 효능과 유통 과정, 맛을 전문적으로 공부해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직업이다. 
 
티 소믈리에가 된 계기나 과정은 어떠했나?
 
- 처음엔 커피를 전문적으로 배우게 되면서 바리스타의 길을 택했다, 그러던 중 커피랑 비슷하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차'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고객의 성향이나 대화를 통해 차를 추천해주고 소개를 해주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처음엔 엄두가 안났지만 롯데 본사에서 인재개발 과정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기회를 제공해줬고, 그런 배려를 통해서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으로부터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다. '차'는 커피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커피는 향이 풍부하지만 차는 종류별로 저마다 다른 향과 색감 등 더 많은 이야깃 거리가 있다. 커피와 달리 차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자신의 경험과 연결지어 자의적으로 해석해도 되고 각자 취향도 훨씬 다양하다는 게 차의 매력이다. 티 소믈리에는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다양한 지식과 스토리 등을 나눌 수도 있다. 현재 우리 매장에만 티 소믈리에가 4명이 있고, 본사에도 6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안다. 향후 본사에서도 엔제리너스커피 스페셜티 매장을 더 확장한다고 한 만큼 티 소믈리에도 더 늘어날 것 같고, 직업군 측면에서도 저변이 더 넓어지길 바라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소공동점)점장과 '큐그레이더'의 역할까지 1인 3역을 하고 있다는데?
 
- 과분하게도 그렇다. 점장은 지난해 12월 이 매장이 오픈하면서 맡게 됐다. 본사의 기대도 컸던만큼 오픈 초기 긴장도 많이 했고, 직원들과 함께 고생도 많았다. 다행히도 고객들의 호응이 좋아 지금은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점장 역할 외에도 내가 맡고 있는 큐그레이더는 커피 감별사 또는 커피 감정사로 불리는 이들을 말한다. 커피의 품질(Quality)에 따라 등급(Grade)를 정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큐그레이더다. 큐그레이더가 되려면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 산하 커피품질인증소(CQI)가 주관하는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큐그레이더는 국내 보유자가 10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따기 어려운 자격증이고 3년마다 자격을 계속 갱신해야할 만큼 까다로운 검증을 거치는 직업이어서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곳 소공동점 매장은 롯데백화점과 콜라보를 시도한 첫 매장인데, 매장 소개를 해준다면?
 
- 업계 최초로 백화점과 협업을 시도한 매장이다. 지난 4월 19일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13층 식당가에 스페셜티 커피와 프리미엄 티 등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는 콜라보 매장을 오픈했다. 스페셜티 매장으로 특화됐고, 약 42평 70석 규모로, 미국 커피 품질협회가 인정한 세계 상위 7%에 해당하는 우수한 등급의 원두로 만든  '스페셜티 커피' 3종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 커피 또한 기존보다 원두의 함량을 50% 높인 프리미엄급으로 제공 중이다. 특히 매장 한켠에 뉴욕 프리미엄 티 전문 브랜드인 '타바론'을 즐길 수 있도록 티 바(TEA BAR)를 만들어 놨고, 타바론 잎차 17종으로 차 음료의 구색도 강화했다. 이런 차별화를 통해 오픈 이후에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단일 매출 1억원을 돌파했다. 백화점 내에서 커피브랜드가 1억을 달성한 건 처음이고, 그만큼 직원들이 고생도 많았는데 본사에서도 이를 알아주셔서 우수 표창을 받는 영광도 얻었다. 이곳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위치해있다. 주 고객 연령층도 타 매장보다 높다. 식당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식사 후 방문하는 손님들이 많은데 인근 오피스 회사원들이 주를 이뤄 좀 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차를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운 부분도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차는?
 
- 글로벌 티 브랜드인 타바론 제품은 엔제리너스커피 스페셜티 매장에만 존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크림슨펀치라는 타바론 제품의 차를 추천한다. 비타민C가 풍부한 히비스커스, 사과, 블러드 오렌지, 로즈힙 등이 블렌딩 된 새콤달콤한 허브차이다. 카페인은 전혀 없고 핑크색감과 다이어트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성분들에게 사랑받는 차이다.  
 
경쟁사들도 고급화 매장 전략을 내세우는데, 엔제리너스커피 스페셜티 매장의 차별화가 있다면?
 
-말씀 드렸듯이 바리스타외에도 티 소믈리에, 큐그레이더 등 전문인력이 경쟁사보다 많다는 점이다. 직영점 직원들도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지고 있어 이런 차별점은 더 부각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차를 마시는 문화가 확대되면서 엔제리너스커만의 스페셜티 매장이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국내엔 커피전문점이 10만개에 달한다. 이미 대중화를 넘어 고급화로 들어서고 있다. 앞으로 테이크아웃 전문점과 개인 취향에 맞는 음료를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한 프리미엄 커피전문점으로 양극화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전문화되고 있는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세계적으로 인증 받은 다양한 프리미엄 원두를 엔제리너스커피를 통해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트렌드를 앞서가면서도 고객 맞춤형 커피와 티를 선보일 것이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 매장을 오픈한 지 다음달이면 1년이 된다. 눈으로 보이는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저를 비롯한 직원들 스스로의 역량도 늘리고 더 많은 고객들에게 이 매장이 알려져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차를 마시는 문화가 통해 연인, 가족, 사회 안에 소통의 큰 매개체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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