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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신흥국, 인도·베트남 '맑음' 한국·대만 '흐림'
인구 많은 내수기반 국가에 주목…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경기에 민감
2018-11-13 06:00:00 2018-11-13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주요 2개국(G2)의 무역전쟁과 선진국의 통화긴축으로 찬바람을 맞았던 신흥국 증시에도 내년에는 봄날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출 위주의 국가와 내수 바탕의 국가 간에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 신흥국지수는 연초 대비 17.1% 급락했다. 반면 올해 MSCI 선진국지수는 1.9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신흥국 증시가 부진했던 이유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과 선진국의 통화긴축 때문이다. 무역전쟁으로 전체 교역량이 감소하자 신흥국 경기둔화 우려가 나왔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종료 언급 등으로 인해 자금이탈이 발생했다.
 
무역분쟁 해소가 기대되는 내년부터는 신흥국 시장의 회복이 예상되지만 신흥국 내에서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 신흥국의 내수 성장 모습이 과거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주요 신흥국 가운데 인구가 많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베트남 등은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최종소비지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외변수에 크게 휘둘렸으나 이제는 내수를 바탕으로 조금씩 면역력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기 후 지난달까지 신흥국 증시는 평균 14.8% 올랐지만 앞서 거론한 7개국의 수익률은 이보다 9.1%포인트 높은 23.8%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내수기반이 강한 인도와 베트남을 최선호로 추천했다. 내수를 바탕으로 더디더라도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과 G2 무역분쟁 완화가 예상돼 신흥국 내에서도 베트남 증시가 가장 빠른 회복이 기대된다”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베트남의 ‘부동산시장 강세’와 ‘관광산업’이 증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신흥국 증시가 펀더멘탈보다 과도하게 하락했기 때문에 무역분쟁이 해소된다면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신흥국 증시의 상승여력이 선진국보다 5%포인트 이상 높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분쟁의 당사자인 중국에 투자하기엔 불편한 측면이 있어 베트남이 가장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수출 위주 국가인 한국과 대만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뒤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한국과 대만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12.5배, 7.6배로 최근 3년 평균(13.2배, 9.4배)보다 낮아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반도체 경기에 민감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문남중 연구원은 “한국은 올해 들어 월별 수출증가율은 차츰 낮아지고 있고, 반도체 비중은 재작년 12.6%에서 올해 9월 24.6%로 크게 증가했다”면서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 둔화로 수출증가율 감소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6년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내년에 쉬어갈 경우, 국내증시 뿐만 아니라 대만증시도 그 영향을 피해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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