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계소득 양극화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가계소득은 올 들어 3분기 연속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의 소득은 크게 늘었다. 특히 소득양극화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소득 5분위 배율 또한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나빴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8년도 3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을 보면 올 3분기에 소득 하위 20% 가구인 1분위의 가계소득은 월평균 131만7600원으로 1년 전보다 7.0% 줄었다. 반면 5분위의 소득은 같은기간 8.8% 늘어난 973만5700원으로 집계됐다. 5분위 소득은 2016년 1분기부터 11분기 연속 증가세다.
실제 가구의 소비 여력을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도 격차가 크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세금과 같이 꼭 내야하는 비용을 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1분위 처분가능소득은 101만200원으로 1년 전보다 10.1% 줄었지만 5분위는 2.5% 증가한 740만7200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소득격차가 확대되자 대표적인 분배지표 중 하나인 5분위 배율도 지난 2분기보다 나빠졌다. 3분기 기준으로는 2007년과 같은 5.52배인데 이는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최악이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무엇보다 1분위와 5분위의 근로소득 격차는 15배로 확대됐다. 1분위 근로소득이 47만8900원으로 1년 전보다 22.6%나 급감한 것이다. 이는 통계 작성이후 처음으로 -20%대를 넘겼다. 하지만 5분위는 730만2300원으로 같은기간 11.3% 늘었다. 정부와 통계당국은 소득분배가 악화된 원인으로 고령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부진을 꼽고 있다. 실제 1분위 취업자수가 올 3분기에만 16.8%나 줄어든 반면 5분위는 3.4%가 증가했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분위가구 사무직 비율이 작년 3분기 8.2%였는데 올해 5.1%로 떨어지는 등 상용직 비중이 많이 줄고 있어 고용의 질 악화 뿐 아니라 취업인원수도 감소하고 있다며 "이번 통계는 고용시장과 내수부진 등 악화된 경기상황과 맞물려 저소득 가구의 형편이 많이 좋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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