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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정부 수수료 인하 발표에 '반발'
"예상보다 강력한 개편안, 적자 불가피"…일자리 위협 카드노조, 대정부 투쟁 예고
2018-11-26 15:49:35 2018-11-26 15:49:43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정부가 정부가 내년 카드 수수료에 대해 1조4000억원까지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을 내놓자 카드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은 정부가 우대수수료 혜택 요건을 크게 완화하면서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유명무실해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26일 카드사 한 관계자는 "개편 방안이 예상보다 강력하다"며 "카드업황이 날이 갈 수록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안으로 수수료체계가 개편되면 내년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카드사들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 대상을 크게 확대한 점을 비판했다. 이번 개편안 새로 신설된 연매출 5억~10억원 및 10억~30억원 구간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각각 약 0.65%포인트, 약 0.61%포인트 인하됐기 때문이다. 
 
이같이 가맹점 우대수수료가 적용되면 연매출 10억원 이하 약 20만개 가맹점과 연매출 10억~30억원인 약 4만6000개 가맹점에서 등 모두 24만6000개의 가맹점의 수수료가 인하된다. 이는 전체 가맹점 269만개의 93%에 달한다.
 
카드사 다른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예외 조항인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이 93%에 달한다는 것은 기존 카드수수료 산정체계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업계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도 정부가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7개 전업카드사(BC카드 제외)의 카드구매실적(일시불+할부+체크)은 지난 2011년 334조원에서 지난해 617조원으로 84.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조1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5.7%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는 작년보다 25.7%감소한 1조6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되자 생존권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카드노조도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카드업계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대규모 인력감축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현대카드의 경우 200명가량의 인력감축안을 내부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에서도 수익감소를 우려한 인력감축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조는 지난 23일 소상공인 단체와 수수료 관련 합의사항을 정부에 전달했지만, 이번 개편 방안에 도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대형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인상 등을 포함한 합의했다. 이 합의안에는 대형 마트 등 대형가맹점의 수수료 인상 등이 포함됐다.
 
카드사 노조 단체인 '금융산업발전을 위한 공동투쟁본부'는 "이해당사자 간 민주적·사회적 합의마저 무색하게 만든 반민주적 횡포"라며 "불공정한 수수료율 개편의 핵심인 대형가맹점의 카드수수료 문제는 아예 배제됐다"며 "우리는 총파업을 불사한 대정부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반대 천막농성에 앞서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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