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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의 분석과 전망)반사이익이란 무엇인가?
2018-12-03 06:00:00 2018-12-03 06:00:00
자유한국당에게는 "반사이익도 못 얻는 정당"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한국당 인사들도 "여당에 실망하는 민심이 우리에게 모이지 못하는 것을 잘 안다"며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여당 인사들은 당당하다. 국정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면 "우리가 못하긴 하지만 쟤네들을 보면"이라며 야당에 대한 손가락질로 응수하곤 한다. 가만보면 "20년 집권하겠다", "연동형 비례제 도입하면 손해다" 같은 이야기도 '자기 실력'이 아니라 '인기 없는 야당'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오는 이야기인 듯 싶다.
 
그런데 지난 29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26∼2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를 보면 이 기관 조사 기준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48.8%.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전주보다 1.6%포인트 떨어진 37.6%로 지난해 1월 이후 1년10개월 만의 최저치였다.
 
이 여론조사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지표가 따로 있다. 한국당 지지율이 26.2%를 기록한 것이다. 최근 2년 만에 처음으로 25%대를 회복한 것이다.
 
최근 한국당 관련 뉴스들이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이 당은 희망이 없다"는 전원책 파동, "사립유치원을 너무 괴롭히지 마라"는 박용진 법 반대 기류, "한부모 가정을 국비로 돕지 마라"는 '비정 송언석' 파동 등이 언뜻 떠오른다.
 
이런데도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왜 그럴까? 국민들이 수구 보수적이라서?
 
최근 당청 지지율이 쭉 쭉 빠지면서 "수구기득권 세력들이 다시 준동한다. '우리'가 정신 차리고 힘을 모아 촛불 정신을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여권 안팎에서도 그렇고, '개혁적 언론'의 오피니언면에도 등장 빈도가 높아지는 내용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그들’이 다시 득세해서 일을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일을 못하니까 ‘그들’이 다시 득세하는 것일까"라고 되묻고 싶어진다.
 
경제는 누가 맡아도 어려운 문제라 치자. 촛불 청구서를 들고 오는 민주노총과 우리가 힘들면 당신들은 더 힘들어진다고 눈을 부라리는 대기업 사이에서 힘든 것,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사이에서 힘든 것...구체적 숫자 계산까진 몰라도 국민들도 상황이 어려운 것은 다 안다. 야당 시절엔 '우리가 맡으면 다 잘 할 자신 있다'고 호기롭게 외쳤지만 막상 키를 쥐면 말처럼 일이 쉽지 않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하지만 대권주자군으로 꼽히는 광역단체장과 지지자들이 "이 당에서 당장 나가라" "죽어도 못 나간다"며 싸우는 것은 이해하기도, 참아주기도 어렵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의전비서관이 청와대 코 앞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재주는 없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나 공공기관·단체 등의 장 및 임원, 대통령의 친족 및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를 대상으로 대통령의 명을 받아 감찰업무를 수행하는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이 경찰청에 찾아가 지인의 수사 정보를 요구하는 것, 이 사실이 보도된 이후에 어설픈 허위 해명을 하다가 특감반원 여럿의 부적절한 골프 사실까지 드러난 것에 이르면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카드수수료율 인하까지 꼼꼼하게 자기 SNS를 통해 홍보하던 민정수석은 "민정수석실 업무원칙상, 특별감찰반 소속 일부 직원의 비위로 보도된 사항은 감찰 사안으로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며 "검찰과 경찰에서 신속 정확하게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무리 모자란 야당이지만 반사이익을 챙기기 싫어도 못 챙길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taegon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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