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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연말인사 마무리 국면…시선은 정의선의 현대차로
2018-12-07 18:06:33 2018-12-07 18:06:33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주요 그룹들의 연말 정기인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시선은 아직 인사를 발표하지 않은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모아지고 있다.
 
앞선 인사의 특징은 ‘세대교체를 통한 변화'와 '안정을 통한 위기 극복'으로 요약되어진다. 먼저 구광모 회장 취임으로 4세 시대를 연 LG그룹의 뒤를 이어 범 LG가로 분류되는 GS그룹도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와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부사장 등 4세들을 경영 전면에 내세웠고, LS그룹은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차기 그룹 회장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회장 취임 23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도 재계의 세대교체를 부추겼다.
 
전문경영인들의 경우 ‘믿을맨’에 대한 중용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김기남 DS부문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윤종용·최지성·권오현 뒤를 잇는 회사의 ‘원톱’ 자리에 올랐고, 고동진(IM)·김현석(CE) 사장도 자리를 지켰다. LG는 외부 출신인 홍범식 경영전략팀장(사장)에게 그룹 경영전략의 중책을 맡겼지만 5명의 부회장들은 모두 유임시켰다. 앞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전격 퇴임으로 예고됐던 인적쇄신의 폭도 그리 크지 않았다. SK는 SK하이닉스 신임 대표에 이석희 사업총괄을 선임하는 등 일부 계열사 사장단을 교체했지만, 조대식·박정호·김준으로 대표되는 최태원 회장의 친정체제에는 변화가 없었다. 또 박성욱 부회장의 경우 SK하이닉스 경영에서는 손을 떼지만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ICT위원장을 맡기면서 그간의 경영 성과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지난 2011년 1월15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2011년 상반기 판매촉진대회’에 참석한 정의선 당시 현대차 부회장(앞줄 가운데)이 본사 임원진, 전국 지점장 및 임직원들과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제 남은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지난 9월14일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첫 정기인사다. 통상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발표했던 인사를 올해는 한 주 앞당겨 이달 넷째주(17~23일)에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적인 안정 기조를 통해 위기 극복을 택한 삼성과 SK, LG 등과 크게 다르진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이미 올 들어서만 총 8차례에 걸쳐 수시 인사를 단행했으며, 정 수석부회장 선임 이후에도 4번의 사장·임원 인사를 낸 터라 추가적인 인적쇄신이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앞선 인사에서는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해외사업 부문에 대한 질책 의미가 강했다. 당장 쇄신이 필요한 부문부터 선제적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내년도 사업전략을 새로운 책임자 주도 하에 짜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현대차그룹 앞에 놓여진 난제들을 감안하면 예상 외의 파격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용환 부회장 등 정몽구 회장의 오래된 측근들과 정 부회장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그룹 안팎에서 나돈다. 때문에 정의선 친정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정 부회장이 결단을 해야 하지만, "부친이 계신 상황에서 함부로 칼을 빼드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신중론로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그룹 주력인 현대·기아차에 대한 추가 인적쇄신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등 여타 계열사부터 쇄신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이들 계열사 역시 그룹 출범부터 정 회장과 함께 일했던 사장·임원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결국 이 또한 ‘MK(정몽구 회장) 사단’으로 분류되는 전문경영인들과의 갈등을 전제로 해 이래저래 정 부회장으로선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러한 잡음을 정 수석부회장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신경은 쓰일 것”이라면서 “정 수석부회장으로선 그룹 전체에 포진해 있는 부친의 사람들을 파트너로 여기고 같이 더 갈지, 자신과 뜻을 함께 하는 새로운 세대들에게 미래를 맡길지를 놓고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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