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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예보, 예보료 인하 '신경전'
저축은행 "시중은행 대비 5배 예보료 지나쳐" vs 예보 "공적자금 회수 절반 그쳐…형평성 위배"
2018-12-10 16:02:20 2018-12-10 16:02:28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저축은행 업계와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예금보험료(예보료) 인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실적과 건전성 등이 과거보다 개선된 만큼, 시중은행보다 5배에 달하는 예보료율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예보는 과거 저축은행 부실사태에 따른 특별계정 운용과 금리상승 등 리스크 우려로 인해 예보료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는 예보료율이 불합리하게 책정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과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꾸준히 저축은행들의 건전성과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여전히 시중은행 등 타 금융권보다 높은 예보료율을 적용받고 있는 점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예보에 따르면 현재 금융권역별 적용되는 예보료율은 시중은행이 0.08%, 보험·금융투자사 0.15%, 저축은행 0.4%이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5배가량 예보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예보료는 금융사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경우를 대비해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을 환불해주기 위해 금융사로부터 보험료를 일정 비율 징수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은 매년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 9월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4.54%로 지난해 말(14.31%)보다 0.2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규제비율(7~8%) 대비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은 순이익 증가에 따라 BIS 기준 자기자본 증가수준(12.3%↑)이 위험가중자산 증가수준(10.9%↑)을 웃도는 데 따른 것으로 봤다.  BIS 비율은 금융기관에 권고하는 자기자본비율 수치로, 대표적인 건전성 수치다. 이 수치가 높을 수록 건전성이 높게 평가받는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는 BIS비율이 시중은행과도 자본비율 차이가 1.6%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79개 전체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5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218억원)보다 295억원 증가했다.
 
반면, 예보는 과거 저축은행 부실사태에 따른 특별계정 운용과 신뢰도 문제 등으로 예보료 인하에 부정적인 모습이다.
 
앞서 예보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27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환금액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예보는 대신 2026년까지 타 금융권의 예보료의 45%를 부실 저축은행의 파산에 대비한 특별계정으로 적립 운영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의 건전성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앞서 저축은행 사태 당시 투입된 자금의 절반 이상을 회수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때문에 보험사 등도 특별계정 제외로 예보료 인하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보가 손쉽게 저축은행의 예보료를 줄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와 예금보험공사가 예보료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저축은행중앙회와 예금보험공사 본사.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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