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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미중 무역분쟁에 빛바랜 한중 FTA 3년
2018-12-10 17:07:08 2018-12-10 17:07:16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오는 2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3년째를 맞는 가운데, 당초 기대했던 교역 확대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대중 수출이 제자리걸음이며, 중국 본토 공략은 로컬업체의 견제와 사드 배치에 따른 반한 감정 고조, 중국 정부의 보복까지 이어지면서 대기업도 철수하는 상황에 이를 만큼 장벽에 막혀 있다. 정치적 이슈로 인해 양국 간 교역은 질적 성장은 물론 양적 팽창도 둔화됐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구 13억명의 중국 내수시장이 침체 기미를 보이면서 우리 기업들의 중국 사업은 한층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일 <뉴스토마토>가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관세청, 한국무역협회 등의 수출입·투자 통계를 활용해 대중 교역 상황을 분석한 결과, 올 1~10월 양국 교역액은 2238억2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늘었다. 이 기간 한국 전체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6%였다. 수출은 19.6% 증가한 1367억400만달러, 수입은 8.9% 늘어난 871억2100만달러였으며, 무역흑자는 153억2000만달러 늘어난 495억8300만달러로 집계됐다. 대중 교역액은 FTA가 발효된 2015~2016년 2년 연속 줄었다가 지난해 반등,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적이 한중 FTA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정부와 유관기관들이 FTA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지목했던 중소기업들의 대중 수출이 정체 상태에 있다. KOSIS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대중 수출액은 FTA 발효 직전인 2014년 229억8600만달러에서 지난해 233억1100만달러로 별 차이가 없다. 같은 기간 한국 전체 대중 수출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5.82%에서 16.40%로 고작 0.6% 상승에 그쳤다. 
 
중국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제품 점유율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해 3월말 기준 9.80%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2014년 9.69%에서 1.1%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2015년(10.88%)과 2016년(10.43%), 지난해(9.91%)와 비교하면 오히려 떨어졌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한국 투자도 줄었다. 신고액 기준 중국의 한국 투자는 올 9월말 현재 23억8800만달러로 FTA 발효 후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한국의 대중국 투자액은 37억6100만달러로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국 모두 투자신고 건수는 매년 줄어 9월말 기준 한국기업은 1031건, 중국기업은 394건이었다.
 
정부는 앞서 지난 2014년 한중 FTA 타결 당시, 연간 대중 수출액 가운데 87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의 관세가 FTA 발효 즉시, 458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은 발효 10년 후 모두 철폐됨에 따라 중소기업을 포함한 우리 기업들의 대중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내수시장을 경쟁국들보다 나은 조건으로 공략할 수 있게 돼 2015년까지 한중 교역 3000억달러 달성은 물론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장밋빛 꿈을 꿨다. 그러나 FTA 발효 3년을 앞둔 현재 대중 주력 수출품목은 반도체와 합성수지, 석유화학제품 등 부품·소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휴대전화와 가전, 뷰티 제품 등 한국산 소비재의 위상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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