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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산업 수출 1조원·식량 100만톤 확보…북방위의 청사진
재원확보 등은 숙제로 남아…남북경협과 연관성에는 선 그어
2018-12-12 12:00:04 2018-12-12 12:00:04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방경제협력위원회(북방위)는 12일 제3차 회의를 통해 환경·농업·수산분야에서 러시아를 비롯한 북방지역과의 구체적인 협력·진출방안을 논의했다. 환경산업 수출 1조원 달성과 식량 100만톤 확보, 농기자재 수출 1억달러 등의 청사진을 내비친 가운데 실현 가능성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재원확보 방안 등이 관건으로 보인다.
 
북방위가 이날 회의에서 논의한 ‘신북방 환경협력 추진 방안’은 북방지역 국가들의 산업화·도시화 진전으로 각종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환경산업 도입, 인프라 구축 필요성이 커지는데 따른 조치다. 박진규 북방위 지원단장(청와대 통상비서관)은 “국내 환경인프라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여서 새로운 시장확보가 필요하다”며 “북방지역과의 환경협력 강화로 이들 국가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한편 국내 환경산업의 신성장동력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일 폐기물 발생량 세계 7위인 러시아와는 이미 시행 중인 폐기물 관리 마스터플랜 수립 지원, 한국형 종량제·분리배출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기술 판로를 개척하고 몽골과는 우리의 대기질 관리정책·모니터링 시스템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신북방 농·수산업 분야 진출 활성화 방안’ 중 농업분야에서는 스마트팜·종자 등 농기자재 관련 선진기술 수출을 확대하고 흑해지역 신흥 국제곡물시장에도 진출함으로써 한국 농산업의 세계진출을 견인한다는 복안이다. 우크라이나 등 흑해지역이 신흥 곡물수출지역으로 떠오르는데 맞춰 현지 맞춤형 ‘K-스마트팜 모델’을 개발하고 우수 품종을 개발·보급해 농기자재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수산업 분야에서는 러시아의 수산자원 관리 강화로 우리 국적 원양어선의 쿼터 배정이 애로를 겪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양국 간 합작어업을 활성화하고 기업들의 ‘수산물류가공복합단지’ 조성도 측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북방지역 첨단인프라 투자개발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금년부터 ‘한-유라시안 협력펀드’ 조성에 착수했다. 우선 내년도 예산에 1차년도분 50억원을 반영한 상태이며 2022년까지 인프라공기업, 금융기관 등과 공동으로 1억달러(1100여억원)를 조성·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북방위의 이같은 계획이 현실화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분야의 경우, 지난 10년 간 북방지역 환경산업 수출액이 1460억원에 머무르는 가운데 2022년까지 수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 실현될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 환경시설 설비나 매립장, 노후상수도관 교체사업 등은 수천억원 규모에 이른다”며 “마스터플랜을 잘 수립하고 차관사업 등도 병행하면 1,2건으로도 달성 가능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한-유라시안 협력펀드 목표액이 1100여억원인 정부가 내년도에 투입하는 50억원이 의미있는 것이냐는 문제제기도 있다. 북방위 측은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것이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개별사업에서 펀드를 투자하면 추가적으로 투자가 들어올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방위는 이같은 계획이 북한과의 경협문제까지 감안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는 선을 긋고 있다. 박 단장은 “비핵화 관련 대북제재가 진행 중이기에 여건이 조성돼야 북한과의 협력이 진행될 것으로 전제한다”며 “대러시아 제재 문제도 있다. 북방위에서 다루는 부분은 중장기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사전 연구하고 준비하는 차원으로 봐주면 될 듯 하다”고 말했다.
 
권구훈 북방위원장도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문재인정부) 신북방정책은 역대 정부의 북방사업들이 남북관계 변화로 자주 중단되고 추진 동력을 잃게됐다는 인식에서 시작했다”며 “남북관계 변화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도 한반도 신경제지도와 연계성이 크거나 미래성장동력 창출에 중요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규 청와대 통상비서관이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일자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제3차회의 사전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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