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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권용원 회동…속도 붙는 증권세제 개편
'최운열 안'으로 가닥 잡히나…세부안 마련·시행까지는 시간 필요
2019-02-21 15:12:04 2019-02-21 17:41:57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증권거래세 폐지를 반대해왔던 정부가 입장을 선회하면서 구체적인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것 중에서는 양도소득세 개편이 포함된 최운열 의원의 법안이 가장 구체적이고 실효성이 있다는 점에서 증권거래세 폐지 방안의 토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 회의를 하루 앞두고 증권거래세 개편 추진 상황과 분위기 등을 점검하기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 특위는 오는 22일 회의를 열고 증권거래세 등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식당에서 진행된 금융투자협회 임원진 오찬 간담회에서 금투협 임원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수 결손 우려로 거래세 폐지에 부정적이었던 정부가 태도를 바꾸면서 관련 논의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거래세 단계적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최근 한 강연에서 "증권거래세율을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확대되면서 거래세와의 이중과세 문제에 대한 지적이 계속 있었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본시장 활성화 차원에서도 거래세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특위 회의에서 구체적인 거래세 폐지안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어느 정도 큰 방향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거래세 폐지안의 토대는 특위 위원장을 맡은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의원들의 법안이 거래세율 인하 내지 폐지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최 의원의 안은 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폐지하는 동시에 양도세를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문가들도 가장 합리적인 세제 개편 방향으로 거래세 단계적 인하·폐지와 양도세 부과를 제안해왔다. 일본도 10년에 걸쳐 거래세를 줄이고 양도소득세로 대체했다.
 
특위에서는 손익통합과세 개편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는 주식과 채권, 펀드의 손익을 한 번에 모아 과세하는 금융투자 손익통합과세를 요구해왔다.
 
다만 특위에서 거래세와 손익 통산에 대한 안을 마련하더라도 개편안이 확정되고 시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특위의 결정은 당내에서 다시 한번 논의를 거쳐야 하고 거래세 인하·폐지와 양도세 부과, 손익통산 과세가 세수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검토도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뜻을 바꾸기는 했지만 거래세 폐지에 따른 세수 결손을 생각하면 정확한 판단 없이 시행에 나서기는 어렵다. 거래세는 2017년 6조3000억원 정도가 걷혔고 지난해는 8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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