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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호 홈플러스, 저위험 고수익 전략… ‘플랫폼 컴퍼니’ 선언
베트남 최대 유통기업 ‘빈커머스’와 제휴…미국 ‘H마트’에 PB스낵도 수출
2019-03-21 10:44:21 2019-03-21 10:44:21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홈플러스가 플랫폼 컴퍼니로 거듭나 글로벌 사업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한국 브랜드 상품을 전 세계 모든 대륙에 공급하고품질이 검증된 해외 상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소싱 전략을 펼치겠다는 것이다그 동안 경쟁사들의 해외진출은 막대한 돈을 들여 현지에 대형마트 점포를 짓는 등의 하드웨어에 집중하는 고위험 저수익 방식이 대부분이었다반면 '임일순호' 홈플러스는 현지 최대 규모의 유통체인에 상품을 수출하는 소프트웨어에 집중, 저위험 속 고수익을 취한다는 전략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과 필립 그루이터스 EMD 대표가 EMD 가입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홈플러스는 지난 1월 유럽 최대 유통연합 EMD(European Marketing Distribution AG)의 회원사로 가입하며 유럽과 오세아니아에 상품 수출입의 길을 연 데 이어, 이달 미국과 베트남에도 상품 공급 협약을 각각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홈플러스는 이날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의 유통 자회사 빈커머스와 수출입을 포함한 유통 전반에 대한 전략 제휴 협약(MOU)을 체결했다. 또한 올해를 필두로 이른바 월드클래스 홈플러스의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경영전략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홈플러스는 각 대륙 간의 상품 소싱 거점이 되는 플랫폼 컴퍼니로서의 전략을 실행한다홈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홈플러스의 잇따른 해외 유통사들과의 전략 제휴와 상품 공급 협약 체결은 침체기에 빠진 국내 유통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행보"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삼성빈그룹 마트 1800여 매장에 한국 상품 공급 협약
 
홈플러스는 이날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과 응우옌 티 탄 투이 빈커머스 부대표 등과 유통 전반에 대한 전략 제휴 협약(MOU)을 체결했다.
 
빈그룹은 50여개의 자회사를 보유한 베트남 제1위 민간 기업이다. 소매유통을 비롯해 부동산, 교육, 건강, 레저, 스마트폰, 자동차 등 베트남의 산업 전반을 이끌며 현지 국민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 및 유통하고 있다.
 
홈플러스와 상품 공급 협약을 맺은 빈커머스는 이른바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베트남의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의 유통 자회사다. 베트남 전역에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소매업체다. 실제로 빈커머스는 대형마트 빈마트’ 108개 매장과 슈퍼마켓·편의점 체인 빈마트 플러스’ 1700개 매장을 베트남 전역의 대도시와 중소도시에 운영 중이다. 특히 빈커머스는 올해 말까지 빈마트와 빈마트 플러스 점포를 1만여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14년 출범한 빈커머스의 2017년 연 매출액은 57430만달러에 달하며, 지난해 상반기에만 3588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홈플러스는 이번 협약에 따라 홈플러스 점포에서 판매하던 국내 상품을 베트남 최대 규모 대형마트 빈마트를 비롯해 슈퍼마켓·편의점 빈마트 플러스등 총 1800여개 매장에서 선보인다. 이에 따라 빈커머스는 국내 판매 중인 상품을 홈플러스를 통해 발주 후 공급받아 빈마트와 빈마트 플러스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홈플러스가 중소기업을 비롯한 국내 제조사들의 베트남 수출의 다리역할을 하는 셈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협약을 체결한 빈커머스 측은 한국의 가정간편식이나 스낵 등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주방용품, 밀폐용기를 비롯한 각종 일상용품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공급받길 원한다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양 사가 상호간 공동구매를 진행, 국내 중소협력사의 제조상품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빈그룹 측이 판매하는 상품을 국내 점포에 들여와 판매할 수도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빈마트에서 판매하는 열대과일 등 신선식품을 비롯해 가성비 높은 베트남 상품들을 국내 홈플러스 점포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한편 베트남 시장은 한국 친화적인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코트라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국민들의 한국 친화도는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다. 또한 베트남 시장은 한국과 비슷하게 최근 몇 년 전부터 TV에서 집밥 열풍이 불고, 쿡방이 인기가 커지고 있다. 이에 고품질의 한국 브랜드 또는 한국계 외투기업 생산 제품 사용이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미국에도 PB 수출 전 세계 어디든 한국 상품 팔겠다
 
홈플러스는 최근 미국 전역에 70여개의 대형마트를 운영 중인 H마트(H Mart)와도 상품 공급 협약을 맺고, PB 스낵의 수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H마트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뉴욕, 버지니아, 뉴저지, 텍사스 등 미국 12개주에서 7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미국의 대형마트 체인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우선 H마트 측이 수입을 원하는 PB 스낵을 현지 점포에 공급하는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수출 품목을 지속 확대해 미국 전역에 국내 제조 상품의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지난 1월 유럽과 오세아니아에 회원사를 보유한 유통연합 ‘EMD’에 가입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만 미국과 베트남 유통업체들과 상품 공급 협약을 각각 맺게 되면서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세계 모든 대륙과의 거래의 물꼬를 틔었다
 
PB 상품 85%, 중소기업 제조수출길 터주는 플랫폼 컴퍼니자처
 
현재 홈플러스가 미국 H마트와 협의 중인 수출 대상 PB 스낵은 모두 중소기업 협력사가 제조한 상품들로 구성될 전망이다.
 
실제 한국기업데이터(KED)에 따르면 심플러스(simplus)’, ‘올어바웃푸드(All About Food)’ 등 현재 홈플러스가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 중인 PB상품 중 중소기업 협력사가 생산하는 상품의 비중은 무려 85%를 상회한다. 또한 홈플러스의 PB상품을 생산하는 협력사 중 소상공인을 포함한 중소기업 이하 규모의 기업은 80곳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이들 중소협력사가 제조한 상품들을 홈플러스가 구축한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수출 교두보를 마련해주는 플랫폼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임일순 사장은 아시아에서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EMD 가입을 시작으로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 글로벌 구매 채널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들께는 높은 품질의 새로운 해외 상품을 오직 홈플러스에서만 가성비 높은 가격에 제공하고, 국내 중소협력사에는 해외 수출의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는 플랫폼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라고 밝혔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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