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황산화물 저감장치 설치 위한 '상생펀드' 조성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7개사와 장기연료공급·스크러버 설치 등 협의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현대상선이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대응하고자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7개 회사와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 설치 상생 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MOU)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IMO는 2020년 1월1일부터 공해상에서 운항하는 모든 선박의 황산화물 배출 기준을 현재 3.5%에서 0.5%로 낮추기로 했다. 이를 따라 해운사들은 선박에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선박 연료를 저유황유 또는 액화천연가스(LNG)연료로 교체해야 한다.

 

21일 한국선주협회에서 개최된 협약식에는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을 비롯해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하명호 현대종합상사 사장,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 사장, 안광헌 현대글로벌서비스 사장, 신준섭 디섹(DSEC) 사장, 윤영준 파나시아(PANASIA) 사장 등 총 7개사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운항중인 주요 컨테이너선 19척에 대해 2020년 상반기까지 스크러버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스크러버 설치 투자액은 총 1533억원이며, 이 중 자기부담금은 460억원이다. 나머지 1073억원 중 623억원은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보증부 대출, 450억원은 현대종합상사, SKTI, 현대글로벌서비스, 디섹, 파나시아 등 5개사가 투자하는 친환경설비 상생펀드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상생펀드에 투자한 5개사는 △장기연료공급계약 △스크러버 장비공급 △스크러버 설치 등의 계약 우선협상권을 갖게 된다.

 

 

현대상선은 21일 IMO 환경규제에 대응하고자 스크러버 설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은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상선

 

현대상선은 선박에 미리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등 IMO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진중공업으로부터 인도받은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에는 메가 컨테이너선 중 유일하게 최대 규모의 스크러버를 장착했으며, 지난 1월부터 인도 중인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VLCC) 5척에도 스크러버를 장착했다. 오는 2020년 2분기부터 인도 예정인 2만3000TEU급 12척 등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에 대해서도 모두 스크러버를 장착할 예정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2020년부터 적용되는 IMO 황산화물 배출 규제는 글로벌 해운사들에 큰 부담을 주는 만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선사들은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며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차질 없이 준비해 IMO 환경규제를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