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석의 재계시각)많은 면이 닮은 꼴, 한진과 금호아시아나
입력 : 2019-04-01 00:00:00 수정 : 2019-04-01 00:00:00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닮은 점이 많다. 대한민국이 해방한 해인 1945년 정석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이듬해 금호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가 운수업에 뛰어든 점도 그렇고 이를 중심으로 사세를 키워오다가 항공운수업을 맡아 지금의 위상을 키운 것도 비슷하다. 4명이 아들이 부친을 도운 점도 일치한다.
 
2세 경영인인 조양호·박삼구 회장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많다. 그룹 회장에 취임한 시기도 각각 2003년, 2002년이었고, 신중하지만 선택의 갈림길에서 과감한 모험을 즐기는 경영 스타일이 그렇다. 대외 활동을 왕성하게 펼친 점도 닮았다. 재계 차원에서 열리는 주요행사나 장례식장이면 두 총수는 계열사 사장들과 함께 모습을 보인다. 행사 한 시간여 전에 그룹 홍보실 직원들이 도열해 있으면 총수가 곧 오겠구나 하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두 그룹을 라이벌이라며 많이들 비교하곤 한다. 경쟁자가 있어야 사업을 더 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한진그룹이나 금호아시아나그룹 모두 서로를 바라보며 강점을 키우고, 약점을 보완해왔다. 서로가 상대방이 자사를 흉내 낸다며 비난하지만 이러한 라이벌 관계가 회사의 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됐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해 10월19일 오전 제주시 이도1동 KAL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 제62차 사장단 회의에서 환영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업 구조가 비슷하다보니 두 그룹은 비슷한 시기에 성장의 모멘텀을 창출해낸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업황이 위축되는 경우도 많다. 더 큰 문제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의 사건도 같은 시기에 벌이는 나쁜 상황도 연출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 한국 사회를 뒤집어놓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비도덕적 사건이 대표적이다. 안이한 대처도 문제였지만 끝까지 회사를 지켜줄 것으로 믿었던 직원들까지 총수의 퇴진을 요청하며 시위를 벌였다. 오죽했으면 직원들이 분노할 정도로 회사를 방치해 놓은 것인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이러한 두 총수의 말로도 이렇게 닮을 수 있나 하고 생각해 본다. 지난주 주주총회를 전후로 두 그룹 총수는 주력회사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경영권을 내려놓았다. 물론 그룹 경영에 관한 모든 것을 내려놓은 박삼구 회장과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조양호 회장이 같은 사정은 아니다. 하지만 어찌됐건 그룹 경영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던 때에 비하면 힘이 약해진게 사실이다. 세상은 많이 변했다. 이제 그들도 3세 경영인들에게 그룹을 물려줘야 할 때가 됐다. 재미있는 점은 두 그룹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1975년생 동갑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이 어떤 라이벌 관계를 펼칠지 궁금하다. 단, 그룹이 살아남는다는 전제가 성립되어야 한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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