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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옥수수, 통합법인 윤곽…한국판 넷플릭스 시동
푹 진영 지분율 각각 33.3% 설정·옥수수는 SKB서 분사
SKT 유상증자 참여·CAP는 옥수수 영업양수
2019-04-04 16:07:18 2019-04-04 16:18:1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옥수수 사업부를 분할하고 지상파 연합인 콘텐츠연합플랫폼(CAP)과 합병에 속도를 낸다. SK브로드밴드는 이를 위해 이사회를 열고 옥수수 사업부 분할 안건을 의결한다. 지상파 3사 연합인 콘텐츠연합플랫폼은 합병 전 지분율을 33.3%씩 동일하게 설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합병을 위한 기반을 정비한 후 통합법인 만들기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4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콘텐츠연합플랫폼의 대주주인 이케이비에스(e-KBS)는 보유 중인 콘텐츠연합플랫폼 전환사채의 전환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현재 콘텐츠연합플랫폼은 SBS, MBC가 각각 40%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고, KBS 투자·출자 회사인 e-KBS가 2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상파 3사는 옥수수 사업부와 합병 이전 이 지분율은 33.3%씩 동일하게 설정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e-KBS는 2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의 전환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는 옥수수 사업부 분할에 속도를 낸다. 5일 이사회를 열고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의 100% 자회사이기도 하지만 이사회 내부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력 강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안건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1분기에도 옥수수 분사는 곧 될 것임을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월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훈 SBS 사장(왼쪽부터)이 OTT 플랫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SKT
 
통합법인을 위한 기반 사항 정비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결합심사 통과가 마무리되는 대로 양측은 합병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지난 1월 통합 OTT 서비스 법인 출범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지분율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했지만 최근 큰 틀에서 옥수수 사업부가 30%, 지상파 3사가 70%의 지분을 가지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SK텔레콤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900억원을 투자, 지분율 30%를 취득할 계획이다. 콘텐츠연합플랫폼은 500억원을 투입해 옥수수 사업부문 영업양수에 나선다. 
 
다만 양측의 지분율은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OTT 유료가입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SK텔레콤이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까닭이다. 콘텐츠연합플랫폼의 유료가입자 수가 272만명, 372만명, 472만명이 달성될 때 주식 5%를 공정시장가치로 매수할 수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을 SK텔레콤에 부여한다는 얘기다. 현재 옥수수는 전체 가입자 1500만명 가운데 970만명이, 콘텐츠연합플랫폼 OTT인 푹은 400만명 가입자 가운데 74만명정도가 유료가입자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법인 주도권을 서로 가져가기 위해 의견이 갈린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출범 초기 경영에서 한발 물러난 모양새"라면서도 "향후 SK텔레콤이 통합법인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은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푹·옥수수 통합법인은 넷플릭스와 글로벌 OTT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규모의 경제로 대응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콘텐츠와 플랫폼 진영이 하루도 조용히 있지 않고 어떻게 변할지 꿈틀거리고 있다"며 시급한 대응을 강조했다. 실제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국내에서만 1년 새 3배 넘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2월말 기준 넷플릭스 웹 및 애플리케이션의 순 방문자는 240만2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2월에는 79만9000명이었다. 애플의 공세도 나올 수 있다. 애플은 최근 애플TV 앱을 확장하는 내용의 OTT 계획을 발표했다. 애플TV 앱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TV에도 들어간다. 국내에서 연내 애플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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