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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블록체인 사업 진출…"시장활력" vs "스타트업 고사"
블록체인 시장확대·대중화는 긍정효과…"생태계 위해 상생모델 고민해야"
2019-04-11 17:07:06 2019-04-11 17:21:15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국내 대기업의 블록체인 사업들이 가시화되면서 업계의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풍부한 자금력과 사업모델을 가진 대기업 진출이 업계 활력을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 있는가 하면, 대기업 중심의 산업 재편으로 기존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은 경쟁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국내 스타트업들은 자금난 심화, 불안정한 규제 환경 등으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 중심의 산업 재편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고민은 한층 깊어졌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ICO(암호화폐공개) 등으로 투자금을 확보한 스타트업들도 서비스 개발이 힘겨운 상황"이라며 "암호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당시 투자 받은 암호화폐를 보유한 업체는 최대 10분의1까지 자금 손실을 봤다"고 토로했다.
 
스타트업들이 열악한 사업 기반을 극복하는 일 또한 쉽지 않다. 특히 이들에게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에 관한 국내 규제와 가이드라인 부제 등은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규제를 피해 해외 프로젝트와 협력하면서 시장 확대를 꾀하거나, 프로젝트 지원과 컨설팅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있다"며 "침체돼 있는 업계 분위기가 구체적인 서비스들이 선보일 하반기부터 바뀔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7월 블록체인 사업전략을 설명하며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KT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반면 풍부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들은 블록체인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과 KT 등 이동통신사들은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이 빠르게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했고, 이미 삼성SDS를 통해 다양한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를 통해 블록체인 메인넷 출시를 예고했다. 이통 3사도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 신분인증 서비스 등 구체적인 사업들을 선보였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대기업 진출이 블록체인 산업 규모를 키우고 시장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실질적인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를 대중화할 기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카카오 등이 직접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면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아직 대중적인 킬러 콘텐츠가 없는 시장에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존 대기업 산업구조에 그대로 편입되는 것은 문제"라며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도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상생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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