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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조만간 남북정상회담 추진"…청 "귀국 후 북한과 접촉할 것"
정의용 "양 정상, 비핵화·평화정착 달성 방안에 관해 의견 같이 해"
2019-04-12 10:02:52 2019-04-12 10:02:52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2시간여에 걸쳐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을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미국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방안에 관해 의견을 같이했다"며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정 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우선 담대한 비전과 지도력으로 한반도 문제의 최종적이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평가하고 지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두 번의 정상회담을 통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적 관여 노력이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유예를 포함해 지금까지 진전을 이루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톱다운 방식'이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차기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또 다른 이정표가 되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 정상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 관계를 지속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 강원도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영웅적인 노력으로 수많은 인명을 구조한 한국의 초기 대응 인원들의 용기를 치하했다. 문 대통령도 주한미군이 산불 진화에 기여함으로써 한미 동맹의 유대를 과시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내 방한해 줄 것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초청에 사의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영접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단독 회담에서는 하노이 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를 청취했다"면서 "두 정상은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협상의 중요한 과정이었다는 점에서도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 내부 동향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면서 "북한이 핵병진 노선을 포기하고 사회주의 경제건설 매진 노선을 유지하고, 미국과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앞으로 비핵화 협상을 추진해 나가는 방안, 3차 북미회담 개최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약 55분간 진행된 확대회담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 모멘텀 유지 방안 △한미동맹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 △무역·안보에 있어 한미동맹의 중요성 재확인 및 강화 방안 △남북관계 증진 방안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말미에 남북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파악해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번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매우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의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하노이 회담 이후 제기된 여러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대화재개 모멘텀을 살리는 계기가 됐고, 빠른 시일 내 북미 후속협의를 개최하기 위한 미측의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대화와 외교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다시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부의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와 남북관계 개선 노력이 비핵화 동력을 유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 한미 양국의 인식을 공유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소위 '조기수확론'에 대한 미국의 반응에 대해 "앞으로 협상의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가급적 조기에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에 허심탄회한 협의를 했다"고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 정부 입장과는 거리가 있는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미 간 큰 이견이 노출됐다고 보지 않는다" "그런 평가나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남북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선 "귀국하면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해 조기 개최되도록 추진하겠다는 뜻"이라며 "장소나 시기,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문제에 대해선 "미국 측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할 것"이라고 했고,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선 "여러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 아주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프레스센터 중앙기자실에서 회담 결과 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워싱턴=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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