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석의 재계시각)채권단에 맞서면 공중분해…동아탱커 파문은 계속
법정관리 신청하자 “배 내놔라” 산업계 “길 들이기 표본” 반발
입력 : 2019-04-22 00:00:00 수정 : 2019-04-22 00:00:00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부산 산업의 연쇄붕괴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노사갈등과 채권단에게 넘어간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 모그룹의 위기로 새 주인을 찾고 있는 부산에어 등 지역을 대표하는 육해공 기업들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충격파가 던져졌으니 바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동아탱커다. 흑자도산한 동아탱커를 두고 산업계 차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단순히 중견 해운업계의 위기가 아닌 절대제왕처럼 기업을 다스리려는 채권단의 행태가 이번 사태를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기업회생절차 신청 하루 전인 지난 1일 동아탱커는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해양진흥공사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과의 금융조건 재조정을 위한 협상에서 다양한 자구안을 제시했지만 단 칼에 거절당했다고 한다.
 
부산 대표 기업들의 연이은 좌초로 지역 경제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견 해운사인 동아탱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라는 충격까지 떠안았다. 사진은 부산신항의 모습. 사진/뉴시스
 
동아탱커측은 그동안 구조조정을 받으면서 받은 서러움에, 업황 부진으로 인한 유동성 문제를 회사의 잘못으로만 판단하는 채권단의 고압적인 태도에 대한 억울함을 담아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산업계는 동아탱커 대표를 회사를 살리기 위해 용단을 내렸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채권단의 시각으로 보면 이는 항명사태다. 채권단은 기다렸다는 듯 자신들의 돈으로 산 선박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동아탱커를 해체시키겠다는 것으로, 산업계는 말을 안 듣는 기업은 언제라도 없애버릴 수 있다는 채권단의 오만함이 극에 달한 태도라고 주장한다.
 
다행이 법원은 지난 17일 채권단이 동아탱커의 배 등을 마음대로 매각할 수 없도록 금지 결정을 내려 당장 회사가 무너지는 상황은 막았다. 하지만 여전히 동아탱커의 미래는 안개속이다. 중견 해운사를 대하는 채권단의 시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동아탱커 사태가 줄줄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채권단의 지원 덕분에 많은 우량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겠다. 하지만 잘못된 그들의 선택 때문에 사라진 기업들도 많다. 창업주 또는 해당 기업에 오래 종사한, 기업을 가장 잘 아는 임직원들을 경영에서 배제시킨 뒤 자신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관리인들이 회사의 경쟁력을 더 떨어뜨리면서 자멸시킨 경우도 상당하다. 기업과 해당 산업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고 하지만 채권단은 이러한 의견을 받아 철저한 금융 논리로만 이해를 하려고 하고 있는 점은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어쨌건 현 정권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부산 기업들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은 안타깝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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