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PC 차남도 '마약' 입건 전력…검찰, 적시 안해 법원 '초범 양형' 적용
2003년 친형에게서 마약 5.5g 받아…작년, 3700달러어치 밀수·흡연했지만 집유
입력 : 2019-04-22 18:30:00 수정 : 2019-04-23 11:27:00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지난해 마약류관리법상 '대마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SPC그룹 오너가 차남 허희수 전 부사장도 과거 피의자로 입건됐지만 기소를 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형 허진수 부사장의 2003년 12월 마약사건에서다. 마약 투약 혐의로 최근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자 외손녀 황하나씨 사례와 흡사하다. 
 
친형 마약사건에 공범으로 입건 
 
<뉴스토마토>가 22일 입수한 복수의 판결문과 취재 결과를 종합한 결과 허 전 부사장은 지난 2003년 12월 친형인 허진수 부사장의 대마 사건 공범으로 입건됐다. 
 
 
당시 허 부사장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1부는 “피고인 A씨는 대마취급자가 아님에도 2003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호프집에서 B씨로부터 해쉬쉬 11g을 무상으로 받았고, 같은 날 허씨에게 이 중 절반인 5.5g을 건넸다”고 판시했다. 허 부사장은 이때 대마 흡연 사실이 인정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허 부사장은 지난해 마약 밀수·흡연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배제된 동생보다 앞서 마약 혐의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이다. 허 부사장은 당시 선고가 난 다음 해에 바로 파리크라상 전무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허 전 부사장은 당시 검찰조사에서 피의자로 입건돼 조사를 받았고, 이 피의자신문조서는 허 부사장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그러나 허 전 부사장은 기소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허 부사장로부터 대마를 건네받고 이를 흡연한 정황까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마약류관리법 3조와 59조에 따라 마약취급자가 아니면서 마약을 소지하면 최소 징역 1년 이상의 형으로 처벌하도록 돼 있다. 
 
입건 전력 있는데 "초범 고려"
 
이후 허 전 부사장은 지난해 9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고, 경영 일선에서 사퇴했다. 문제는 허 전 부사장이 지난해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이 양형을 고려할 때 그를 '초범'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는 특성상 적발이 쉽지 않고 재범의 위험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환각성, 중독성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하다”면서도 “일부 흡연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압수돼 실제로 유통되지 않았고 동종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며 양형사유를 밝혔다. 허 전 부사장이 앞서 마약 관련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동종범행이 없다는 판단이 나온 것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마약범죄 양형기준에 따르면 동종전과는 가중요소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마약 수수 및 소지 혐의는 동종범행으로 인정되며 10년 이상 집행유예까지도 양형에 고려되는데, 애초 기소되지 않은 점이 감형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판결문에 5.5g이라는 상당한 양의 마약을 전달받았다고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데다 흡연했을 가능성이 높아 통상적인 경우라면 형사처벌될 가능성이 크다” 설명했다. 또 다른 형사전문 변호사는 “대마 흡연의 경우 초범은 1, 2차례 기소유예 처분이 되기도 하지만 마약 수수 및 소지는 흡입과 같은 법정형이며, 명백한 법 위반 행위”라고 강조했다. 
 
검찰 "기소유예 알았지만…" 
 
지난해 허 전 부사장을 기소했던 검찰 관계자는 “(허 전 부사장이) 과거 기소유예 처분이 있었다는 것이 기억나며, 허 전 부사장이 직접 말했던 것 같다”면서도 “작년에는 밀수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우선이었고 청구하고 바로 발부가 돼 별도 범죄경력을 조회하지 않았다. 구속영장이 기각됐으면 기존 동종전과 여부를 모두 확인해서 구속기소에 집중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근본적으로 대마 사범은 단순흡연의 경우에도 다 기소했었는데 요즘은 단순흡연으로는 치료조건부로 기소한다”며 “공소장에 왜 기존 기소유예에 대한 현출이 없었는지를 지금 와서 파악하기 어렵지만 보통 검사들이 기소유예 정도를 공소장에 명시하진 않지만 아예 쓰지 말라고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기소유예로 선고결과가 달라졌을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SPC 측은 “(허 전 부사장이) 이미 경영일선에서 배제됐는데 회사 측에서는 할 말이 없다”며 “허 부사장의 경우에도 범죄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입사 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답했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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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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