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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하면 KB증권이 될 수 있도록 포지션 확대할 것”
이채규 KB증권 WM사업본부장 "연말까지 5만계좌 돌파하겠다"
2019-05-22 06:00:00 2019-05-22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해외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직접 배송하는 해외직구가 이제는 주식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매년 해외주식을 구매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고 있고, 계좌수 역시 급증하고 있다.
 
KB증권은 해외직구족을 타깃으로 그룹 내 FX시스템을 기반으로 해외주식을 환전 절차 없이 매수할 수 있는 '글로벌원마켓'을 내놓았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 5개국 주식을 환전 없이 매수할 수 있다. 6월말에는 베트남 주식도 가능해질 예정이다.
 
글로말원마켓을 맡고 있는 이채규 KB증권 WM사업본부장은 “환전 없이 해외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국가를 유럽,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해외주식' 하면 KB증권이 따오르도록 포지션을 확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다면
약 20년 동안 증권업계에서 근무하고 있다. 원래 1997년에 생명보험회사에 입사했었다. 생보사에서 2년 정도 주식운용을 하다가 1999년에 현대증권으로 이직했다. 보험회사에서는 운용을 했는데 현대증권에서 제안을 받고, 펀드매니저보단 브로커가 더 적성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옮기게 됐다.
2005년에 하곡지점장이 됐고, 2009년 4월에 본사 주식운용 부서장을 경험했다. 이후 구로지점장, 부천지점장, 중부지역본부장을 거쳐 WM사업본부장을 맡게 됐다.
 
-원래 금융에 관심이 있었나
그렇진 않다. 우연히 직업을 구하다가 보험회사에 입사했고, 주식 쪽과 인연을 맺을 거라고는 생각 안했다. 근데 당시 부장께서 너는 그쪽에 관심이 있는 것 같으니 해보라고 권헀고 그걸 기회로 주식에 입문하게 됐다. 주식을 시작하고 ‘외국의 거대자본에 맞서서 우리의 자존심을 지키고 우리의 고객의 수익률을 좋게 해보자’는 나름의 의미를 세우기도 했다.
 
-기억나는 시기가 있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체적으로 주식시장도 많이 빠지고, 고객들의 주식평가액도 많이 빠져서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3년 안에 다시 코스피 2000포인트가 온다는 확신이 있었다. 때마침 주식운용 부서장으로 발령이 나 회사 자금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우리 부서가 3년간 업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3년간 1200억원 정도를 벌었던 것 같다.
또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 현대증권 시절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적이 있다. 회사에서 우수 영업직원, 고객관리 잘하는 직원에게 주는 뉴퍼스트대상이 있는데 그걸 5회 수상하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다.
 
-글로벌원마켓에 대해 설명해달라
글로벌원마켓 서비스는 해외주식 거래를 원화로 사고 팔 수 있게 해놓은 시스템이다. 매수와 매도뿐 아니라 결제, 잔고까지도 원화로 처리된다. 지금 한국시장을 포함해서, 미국, 중국, 일본, 홍콩 등 5개국 주식의 거래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애플의 주식을 팔았다가 곧바로 중국 텐센트 주식을 살 수 있다. 다른 증권사의 경우, 환전을 해야 가능하지만 글로벌원마켓은 바로 원화로 살 수 있다.
가장 큰 강점은 환전수수료가 없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것 중 하나가 각각의 통화에 대한 환전이다. 하지만 글로벌원마켓은 모든 것들을 원화로 가능하게 만들어 놓았다. 물론 그 나라의 통화로도 거래가 가능하도록 해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중국의 텐센트와 한국의 네이버를 롱숏하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단순히 원화를 사고 파는 강점과 환전수수료가 없다는 장점도 있지만 고객이 시장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고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들이 있다.
편의성 때문인지 출시 4개월만에 고객수 1만2000명을 돌파했다. 매일매일 꾸준히 계좌가 만들어지고 있고, 설 연휴 전에는 신규계좌 개설이 1000개나 몰리기도 했다. 일 평균 150~300개 수준에서 꾸준히 가입이 유입되고 있다.
 
-환전이 필요 없는 시스템을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그룹 내에 자체적인 FX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실시간 환율을 적용하고 있다. 해외주식 투자에 드는 비용이 꽤 있다. 주식매매 수수료도 있지만 환전 비용이 생각보다 크다. 미국 주식을 팔면 달러가 들어오는데, 이 돈으로 중국 주식을 사기 위해서 위안화로 바꾸면 환전수수료가 이중으로 발생하게 된다. 그런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고 환전수수료를 제로로 했기 때문에 고객은 주식 매매수수료만 내면 된다. 즉, 회사의 수익을 조금 포기하는 대신 고객 기반을 넓히는 서비스를 제공해 더 멀리 내다보자는 것이다.
요즘엔 투자자들이 먼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신흥시장 단계도 아니고, 실적이 검증된 선진시장도 아닌 갇혀 있는 시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의 글로벌 자금이 몰리거나 성장 중인 베트남, 인도, 중국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또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해외투자가 대세인 시대니까 고객 기반을 넓히기 위한 좋은 시스템을 제공하고 해외주식 고객을 모셔와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해외주식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을 보면 타사는 40%가 환전수수료인데, KB증권은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승부하자는 생각이었다.
 
-글로벌원마켓을 통해 거래되는 규모는?
우리가 후발주자이다 보니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세밀하게 들여다 보면, 이런 서비스가 나왔을 때 처음에 가입만 하고 실제로는 사용을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글로벌원마켓 시스템은 가입자의 30%가 쓰고 있다. 또 전체 해외주식 거래대금의 60%가 글로벌원마켓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신규고객 중에서는 해외투자를 하는 고객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다른 회사들도 이런 시스템이 있지만 실사용 비중은 낮은데, 우리는 아주 높다. 신규 투자자 대다수가 글로벌원마켓을 이용하기 위해 유입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5개국만 가능한데 추가로 서비스 예정인 국가가 있는지
6월에 베트남시장을 글로벌원마켓 서비스에 포함할 예정이다. 베트남시장에 대한 주식투자가 어려운 이유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고, 달러를 다시 베트남 동화로 환전해야 하는 이중 환전이다. 또 환전하는 데 1박2일이 걸리는 경우도 있고 환전비용도 비싸다.
글로벌원마켓 시스템으로 편입하면 베트남 주식도 중국, 홍콩, 미국처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고 물론 환전수수료도 없을 것이다. 베트남 다음 번으로는 하반기에 유럽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도 편입해 달라는 투자자들의 요청도 있어서 함께 구상 중이다.
 
이채규 KB증권 WM사업본부장. 사진/KB증권
 
-글로벌원마켓에 대한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는지
우리가 가장 크게 중점을 둔 것은 편의성이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계속 보강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고객과 직원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며 부족한 부분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모바일에서도 쉽게 가입 할 수 있게 만들어 달라는 의견이 많아 그렇게 반영했고, 미국 장이 우리 시간으로 밤에 열리는 만큼 예약매매를 가능하게 해달라는 요청도 있어 그렇게 만들기도 했다.
이외에도 휴장일과 관련해 각 나라마다 국경일이 달라 미리 파악해서 수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도 차질없이 서비스하기 위해서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다.
 
-목표가 있다면
KB증권이 해외주식 쪽으로는 후발주자기 때문에 일단 전체 포지션을 더 늘리겠다는 목표가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해외주식 규모가 8000억원 수준인데 2조원까지 늘려리려고 한다. 글로벌원마켓도 연말까지 5만계좌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주식 하면 KB증권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우수한 인력과 풍분한 자료를 통해 고객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
그리고 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글로벌원마켓이라는 좋은 시스템을 활용했으면 좋겠다.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한 서비스를 많이 활용해 해외주식에 투자하고, 그로 인해서 자산을 늘리고, 수익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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