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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기업들 "3개조 나눠 이틀씩 방북 추진"
"미국 개성공단 설명회 앞서 방북 성사되길 희망"
2019-05-21 16:06:22 2019-05-21 16:12:14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21일 입주기업들의 방북과 관련해 "시설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3개조로 나눠 각 조마다 이틀씩 볼 수 있게 해달라고 통일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협회 사무실에서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를 열어 입주기업들과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그는 "입주기업 입장에선 40개월 만에 공장 방문이라 세세히 살펴보고 싶지만, 한꺼번에 모든 기업들이 다 들어가기 힘들기 때문에 조를 나눠 출입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요청을 수용할지에 대해 조만간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정부는 현재 북한과의 협의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이번에 승인한 방북 건에 대해 북한과 얼마나 구체적인 수준에서 의견을 교환하고, 세부사항에 대해 유의미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지 등은 베일에 싸여 있다. 개성공단 비대위는 정부와 북한이 구체적인 협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협회 사무실에서 열린 개성공단 방북 승인 관련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 회장은 "현재 정부와 북한이 구체적인 협의가 아직 안 된 걸로 알고 있다"며 "출입경은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북측 절차도 있는데, 북측과 일자별 방문 인원 협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서 기업과 통일부의 협의도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기업 비대위는 미국 방문에 앞서 방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원회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위원장은 오는 6월12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와 전문가 등을 워싱턴DC 레이번 연방빌딩 청문회실에 초청해 개성공단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설명회에서는 개성공단 가동 재개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공단의 운영 역사와 실질적 정보가 미 의회에 공유될 예정이다. 
 
비대위는 한때 방문을 고려했던 유엔 대신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현지 언론 인터뷰와 공단 관계자들과의 면담, 교포기업인 간담회 등을 추진한다. 개성공단기업협회 3대 회장을 지냈던 김학권 재영솔루텍 대표는 "개성공단은 12년동안 남북관계의 가교역할을 해왔으나 미국인들은 실상은 잘 모른다"면서 "12년간 기업활동을 한 부분과 북한의 변화 과정을 알려주고 공단의 가치를 이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너무 늦었지만 다행이다"면서 "9번째 만에 공단 방문 승인이 난 것 자체는 대단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개성공단을 통해서 남북의 오랜 적대감, 불신 등이 상당부분 해소되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깊이와 폭을 키웠다"며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 한계에 처한 국내 경제의 작은 돌파구, 불씨라도 살리려면 남북경협이 상당히 경제적으로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 비대위는 지난달 30일 개성에 두고 나온 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통일부에 9번째로 방북을 신청한 바 있다. 당시 비대위는 기업인 193명과 국회의원 8명이 동행하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앞서 8차례에 걸친 비대위의 방북 신청은 불허되거나 승인이 유보됐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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