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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는 지분 늘리고, 한진칼 주가는 오르고…한진가 '내우외환'
적대적 M&A 우려·상속세 부담 확대 '이중고'…KCGI, 승계·글로벌 조직 신설
2019-05-29 16:24:22 2019-05-29 16:38:16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지주회사 한진칼의 2대주주인 KCGI가 최대주주 등극을 눈 앞에 두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 우려를 키우는 것은 물론 그에 따라 한진칼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상속세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CGI는 최근 조직 확대를 발판삼아 한진그룹에 대한 압박을 더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은 지난달 말 14.98%에서 29일 현재 15.98%로 1%포인트 늘었다.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율(17.89%)과는 불과 1.94% 차이다. KCGI는 한진칼 주식을 평균 4만2810원에 취득하며 건재함도 과시했다. 이 가격은 KCGI가 지난해 11월 한진칼 주식을 처음 사들였을 때 단가인 2만4557원보다 약 86% 높다. 한진칼 주가는 조 전 회장의 별세 후 3만원대에서 단숨에 4만원대로 치솟았다.
 
KCGI는 지분 확대와 함께 지난 27일 '승계 및 특수상황 부문'과 '글로벌 부문' 조직을 신설했다. 한진그룹에 대한 적대적 M&A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승계' 부문은 기업의 경영권 승계와 상속 이슈를 다루며 투자기회를 확보하고, '글로벌' 부문은 해외투자기관들을 발굴해 투자유치 역할을 한다. 향후 한진그룹 승계에 대한 개입과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한 해외자본 유치 등의 과정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글로벌 부문의 이승훈 대표는 하이닉스 경영권 인수안과 영국의 ARM 인수 등을 최태원 회장에게 최초로 보고한 SK그룹 출신 M&A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서울 중구 한진빌딩 모습. 사진/뉴시스
 
적대적 M&A 우려에다 한진칼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상속세 부담도 커지고 있다. 상장기업의 지분 상속가액은 사망 시점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의 평균주가로 산출한다. 오는 6월8일까지 주가가 오르면 오를 수록 오너 일가가 내야하는 상속세는 불어날 수밖에 없다. 증권가 추정에 따르면 상속세는 2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당장 한진가 내부의 지분 교통정리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내년 3월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등기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KCGI가 한진칼 주식을 더 매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분구도를 마무리해야 상속절차를 밟고 경영권 방어에도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는 조 전 회장이 남긴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들은 지분 상속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총수 지정도 전달하지 못한 바 있다.
 
상속세 마련 방안으로는 조 전 회장의 퇴직금과 한진 지분을 한진칼로 매각하는 방안, 그리고 계열사로부터의 배당확대 등이 거론된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전 회장의 퇴직금은 400억원이며, 한진 지분은 7%다. 한진 지분의 가치가 높아지면 오너일가의 상속세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한편,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칼 지분 2.34%,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는 각각 2.31%, 2.30%를 보유하고 있다. 유서가 없어 상속비율대로 지분이 돌아가면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 중 부인 이명희 전 이사장은 약 5.95%, 삼남매는 각각 약 3.96%를 확보하게 된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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