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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여신협회장에 내정된 김주현 전 예보 사장…카드 수수료 등 현안 해결 관건
18일 총회에서 공식 선임 예정…"당국과 소통능력 보여줘야"
2019-06-08 08:00:00 2019-06-09 15:30:3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여신업계는 차기 여신협회장에 내정된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금융위원회에서 선후배들에게 신망이 높던 고위관료 출신이기에 신용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의 여신업계의 과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에서는 낙하산 출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에 김주현 여신협회장 내정자의 임기 초기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9일 카드·캐피탈업계에서는 김 내정자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드사 한 고위 임원은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금융당국에 있는 상황에서 김 내정자가 금융당국과 어떻게 업계의 의사를 전달해낼지 당국 출신으로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카드·캐피탈업계가 김 내정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는 관료 출신으로 최근까지 금융당국에 근무한 만큼, 업계의 의사를 당국에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1958년생인 김 전 사장은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동기다. 재무부 관세국, 증권국, 국제금융국, 금융정책실 등을 거쳤다. 이후 아시아개발은행,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위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예금보험공사를 이끌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김 후보자가 카드사들이 요구하고 있는 레버리지 비율 확대,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 축소 등 핵심 사항을 당국에 강하게 관철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카드업계는 정부의 올초 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 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 이들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45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억원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1년 사이 순이익이 169억원(12.1%) 줄었다. 롯데카드는 167억원(38.7%), 우리카드는 153억원(38.9%), 하나카드는 73억원(28.6%) 급감했다.
 
김 내정자는 앞서 관료 출신 회장 선임에 반대해온 노조와의 관계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은 지난달 성명서를 통해 "지금까지 여신금융업을 망쳐왔던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들을 반대한다"며 "카드업계는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로 절체절명의 위기이고 캐피탈 업계 또한 경쟁심화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 다른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각 회원사들에게 금융당국과의 소통 능력과 결과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해온 만큼, 여신협회 회장으로서 이를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도 "김 내정자가 이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경우 안으로는 노조와 회원사들의 압박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의 기대와 우려에 김 내정자는 우선 업무파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김 내정자는 "현재 총회 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협회, 각 회원사 등 관계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업무를 좀더 세밀히 파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신협회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 쇼트리스트(적격후보)로 뽑힌 3명(김 전 사장,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의 후보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뒤 김 내정자를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김 내정자는 오는 18일 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임기는 3년이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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