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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사립대, 2600억대 횡령·회계부정
1곳당 9억1492만원 비위…사립유치원 비리사례와 유사
2019-06-18 14:51:45 2019-06-18 14:51:45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전국 사립대학이 횡령이나 회계부정 등을 통해 최소 2600억원이 넘는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사학비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93개 사립대학이 개교 이래 교육부나 감사원에 적발된 비리 건수는 총 1367건, 비위 금액은 2624억4280만원에 달했다. 사립대 1곳당 평균 4.7건, 9억1492만원의 비위가 적발된 셈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지난 1월 발표한 646억원 규모보다 약 4.2배 더 많은 수준이다. 
 
박 의원은 "이는 최소한으로 조사된 금액"이라며 "이 자료는 교육부가 각 대학으로부터 자진해서 받은 자료이기 때문에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면 비위 실태는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교육부 감사를 통해 비위 사실이 적발된 고려대도 비위 건수와 금액을 '0'으로 제출했다"며 "연세대 등 일부 주요 사립대들도 비위 건수와 금액을 '0'으로 제출해 자료를 은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의원은 "사립대학 비위가 더 큰 문제인 이유는 예산이 대부분 학생·학부모가 낸 등록금과 국비 지원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자료를 제출한 4년제 대학 167곳의 지난해 회계연도 전체 예산은 총 18조70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53.1%인 9조9354억원이 등록금 세입이고, 국비 지원 세입은 15.3%인 2조8572억원이었다.
 
사학비리의 사례를 보면 사립유치원 회계부정과 유사한 점이 많았다. 실제 A대학 이사회는 이사를 맡고 있는 재단 이사장 며느리가 소유한 아파트를 학교법인에 총장 관사 명목으로 비싸게 사들여 1억2000만원의 부당차익을 챙기도록 했다. B대학은 총장이 학교 법인카드로 90회에 걸쳐 골프장 비용 2059만원과 미용실 비용 314만원을 사용했다. 같은 대학 교직원들은 183회에 걸쳐 유흥주점에서 1억5788만원을 사용하다 적발됐다. 교비회계에서 3억9709만원을 학교운영경비 명목으로 인출해 용도불명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런 회계 비리는 그동안 개별 대학의 문제 혹은 개인의 일탈로 치부돼 왔으나, 비리가 계속되고 규모가 상당하면 일부의 문제로 치부하기 어렵다"면서 "구조적·제도적 개선을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에 따르면 재단횡령, 회계부정 등을 통한 사학비리 건수는 1367건, 비위 금액은 2624억428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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