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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정비사업 물량 역대 최다…변수는 규제
정비사업 분양 일정 지연 가능성에 수요자 경쟁 심화 전망
2019-06-30 10:56:42 2019-06-30 10:56:42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올해 서울시에 공급됐거나 공급된 정비사업 물량이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정비사업 규제로 공급 위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재건축·재개발로 나오는 신규 물량에 수요가 상대적으로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내 한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서울시에서 분양했거나 분양예정인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아파트는 총 46개 단지, 6만1893가구로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강동구와 강남구는 각각 1만2105가구, 1만1157가구로 1만가구를 넘는다. 이외 지역에서는 △서초구 8363가구 △동대문구 7352가구 △성북구 7297가구 △서대문구 4298가구 △동작구 2652가구 △송파구 1945가구 △마포구 1419가구 △은평구 1384가구 △노원구 1308가구 등이다. 영등포구와 양천구, 강서구, 용산구, 중랑구 등은 1000가구 미만이다.
 
이처럼 올해 정비사업 물량이 대거 나오지만 사업이 미뤄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각각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분양가 통제 강화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2019년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시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현행 10%에서 최대 20%까지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임대주택 의무비율이 늘어나면 재개발 사업에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사업이 늦어질 여지가 많아질 수 있다.
 
정비구역 일몰제도 적용되면서 정비사업 진행에 부담이 늘었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르면 추진위원회 승인 후 2년 안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이 이뤄지지 않거나 조합설립 이후 3년 이내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하지 못하면 정비구역에서 해제될 수 있다. 
 
서울시는 재건축 23곳, 재개발구역 15곳 등 총 38곳을 정비구역 일몰제 대상 사업지로 지정한 상황다. 이 사업지는 추가 진척 사항이 없으면 내년 3월 이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다. 여기에 지난해 3월 재건축 아파트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된 것도 재건축 사업 지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HUG의 분양가 규제로 서울시 신규분양이 미뤄지는 것도 공급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HUG는 분양가 상한 기준을 기존 주변 시세의 110%에서 100~105%로 낮추는 내용의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개선안을 발표했다.
 
HUG의 분양가 통제로 서울시 신규 단지들은 분양을 미루거나 후분양제를 선택하고 있다. 서울시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서 이달 공급 예정이었던 ‘힐스테이트 세운’은 분양가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분양을 연기했다. 서울 강남구 상아2차 재건축 사업인 ‘래미안 라클래시’의 경우 후분양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정비사업으로 나오는 신규 물량에 수요자 관심이 상대적으로 몰릴 여지도 많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수도권이나 지방처럼 택지지구를 지정할 수 있는 토지가 없고 주택용지도 한정돼 있어 새 아파트를 공급하려면 정비사업이 필요하다”라며 “겹겹이 쌓이는 규제로 정비사업 공급이 위축돼 재건축·재개발로 나오는 신규 아파트 물량에 수요자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서울에서 공급한 새 아파트는 모두 인기리에 청약을 마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새 아파트는 24개 단지다. 이 중 1개 단지를 제외한 모든 곳이 1순위 마감했다.
 
일부 건설사들은 서울에서 정비사업으로 분양을 앞두고 있다.
 
삼호는 다음달 서울시 은평구 응암동 일대에서 응암 제4구역 재건축사업으로 ‘e편한세상 백련산’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15층, 8개동, 전용면적 59~84㎡ 총 358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면적 84㎡ 120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연은초, 영락중 등을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단지 뒤쪽으로 백련산근린공원이, 앞쪽으로는 불광천이 가깝다.
 
대우건설은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일대에서 사당3구역을 재건축해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을 공급한다. 지하 3층~지상 15층, 11개동, 전용면적 41~84㎡ 총 514가구 규모다. 이중 15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하철 4·7호선 환승역인 이수역을 이용할 수 있고, 인근에는 서리풀 터널도 개통했다. 
 
롯데건설은 다음달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일대에서 청량리 제4구역 재개발사업으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를 분양한다. 지하 7층~지상 최고 65층, 4개동, 전용면적 84~177㎡ 총 1425가구 규모로 이중 126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청량리역이 가깝고 백화점, 마트, 시장 등 생활편의시설이 인근이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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