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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이배월)현대중공업지주, 업황은 '바닥' 배당은 '굿'…지금이 투자 적기
2019-07-12 06:00:00 2019-07-12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현대중공업지주는 2017년 현대중공업이 인적분할하면서 설립된 신설회사로 그해 5월에 재상장했다. 현대중공업지주 아래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오일뱅크, 현대건설기계, 현대글로벌서비스 등이 있다. 이중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체들을 자회사로 둔 중간지주사 역할을 한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품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중공업 전 계열사의 머리인 셈이고 이 회사 지분을 정몽준 고문과 그의 아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각각 25.8%, 5.1%씩 보유, 전체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다른 지주사들과 달리 자체 사업(로봇)도 영위하고 있다. 즉 이 회사의 실적은 자회사들의 실적을 지분만큼 반영하고 여기에 로봇사업의 실적을 더한 값이다. 
 
계열사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현대중공업지주에 가장 많이 속해 있는 기업들은 조선 관련 업체들이다. 하지만 실제 자산가치와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기업은 현대오일뱅크다. 보유자산 가치로 따지면 현대오일뱅크만으로도 현대중공업지주 전체 시가총액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추진한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현대중공업지주 주가가 들썩였다. 올해 1월에는 상장 대신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넘긴다고 발표했다. 당연히 이때도 주가가 반응했다. 
 
사실 조선이나 석유화학 업종은 경기에 민감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배당을 추구하는 <세모이배월>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업황이 좋지 않아서 오히려 투자하기에는 좋은 시기라고 접근할 수도 있다. 
 
미국과 중국의 분쟁으로 정제마진이 낮고 PX마진도 악화돼 수익성은 좋지 않은데, 이보다 더 나빠지기보다는 갈등 완화로 업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또한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배출가스 규제로 저황유 사용이 증가할 경우 멕시코산 초중질유(MAYA유) 원료 비중이 높은 현대오일뱅크로서는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조선업황 또한 바닥을 다지고 돌아서는 시기라 하방 경직성이 있다. 
 
올해 배당을 좌우할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지난 6월24일자 보고서에서 올해 현대중공업지주의 매출은 28조2940억원, 영업이익은 1조1190억원, 순이익 6180억원으로 작년보다 이익이 소폭 증가할 거라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전망치는 매출 26조3630억원, 영업이익 1조840억원, 순이익 5800억원으로 조금 더 적다. 어느 쪽이든 작년보다 실적이 개선된다고 본 셈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9월 배당성향을 70%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자회사들도 배당성향을 30%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실제로 지난 결산에서는 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을 실해 당시 주가 대비 5.3%라는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11일 주가는 33만6000원, 대신증권 전망대로 1만8500원을 배당한다면 5.5%, 유진투자증권 예상대로 1만3880원을 배당한다면 4.1%의 시가배당률이다. ‘최소한 4.1%’라고 생각해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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