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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맞춤 모빌리티' 마카롱택시 "커피·카시트까지 배달합니다"
부가서비스 선택할 수 있는 마카롱택시…재이용률 80%
월급받는 운전기사들…프리미엄 서비스로 미래 모빌리티 선점 기대
2019-07-23 11:13:03 2019-07-23 16:09:1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배고픈 승객에게 김밥을, 카시트가 필요한 승객에게는 카시트를' 
 
최근 택시와 모빌리티 업계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상생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양측 의견은 팽팽하지만 '우버'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시대 흐름은 거부할 수 없다는데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ST모빌리리티가 운영하는 마카롱택시는 제도권 내에서 사업을 운영하되 기존 택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고객이 원하는  '맞춤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데 차별점을 뒀다.
 
이행열 KST모빌리티 대표는 마카롱택시를 '한국형 스마트 모빌리티'라고 정의한다. 우버 같은 해외 모빌리티는 저렴한 가격으로 승객이 이동하는데 주안점을 두지만 한국형 승차공유 서비스는 승차 거부, 불친절 같은 기존 택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타다', '웨이고블루' 같은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이행열 대표가 이끄는 마카롱택시는 현재 약 100여대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대수가 많지 않아 승객은 택시를 부른 후 1시간을 기다려야하지만 이 대표에 따르면 재이용률은 80%가 넘는다. 믿을 만한 드라이버에게 맞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기존 택시 서비스의 문제점을 개선하면 혁신은 따라온다." 최근 대기업까지 뛰어들고 있는 모빌리티 분야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이행열 대표는 한국형 모빌리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같이 제시했다.
 
마카롱택시는 스타벅스 커피도 주문할 수 있다고 들었다. 자세히 소개한다면
 
마카롱택시는 '한국형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다. 택시와 승차공유의 중간 지점에 발을 걸쳐놓은 서비스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고객들이 드라이버에게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일까?'하는 궁금증에서 출발해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예를 들어 고객이 택시를 부를 때 스타벅스 커피를 주문하면 '마카롱 쇼퍼'라고 불리는 운전기사가 커피를 사서 승객을 찾아간다. '아이가 학원에 가야 하는데 간식을 사서 이동하는 길에 먹게 해주세요'라고 주문하면 김밥을 사서 승객인 아이를 태운다. 부모님이 병원에 입원한다면 '어머니를 병실까지 부축해주세요'라고 주문할 수도 있다.
 
부가서비스에 대한 추가 비용은 들지만 급할 때 믿고 부를 수 있는 택시인 셈이다. 기존 택시의 문제점인 승차 거부는 당연히 없고, 마카롱 쇼퍼는 체계적인 절차를 통해 채용하며 채용 후에는 쇼퍼로 거듭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마카롱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 이행열 대표. 사진/KST모빌리티
 
승객뿐 아니라 기사에 대한 처우도 다른 회사와 차별점이 있나
 
마카롱택시의 경우 일반 택시와 달리 부가서비스를 붙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일반 택시보다 받을 서비스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인데 그러려면 믿을만한 드라이버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검증된 기사를 뽑아야 했고 운전기사들도 이 일에 자부심을 느껴야 했다.
 
택시 기사들이 불친절한 데는 사납금을 채워야 하는 근무조건도 있지만 이보다 앞서 택시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잠깐 들르는 직종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실제 택시 기사 중에는 사업에 실패해 일을 시작하게 된 사례가 많다.
 
급여제를 도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카롱 쇼퍼는 다른 택시 회사처럼 사납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급여가 260만원 정도인데 일반 택시 회사 직원들보다 높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직원들이 안정적이라고는 느낀다.
 
운전기사들은 서류 심사와 인·적성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일을 시작하면 승객과 20~30분 정도 단둘이 함께 있어야 하기에 '인성'이 첫 번째 채용조건이다. 채용 후에는 일정 수준의 교육을 수료해야 일을 시작할 수 있다.
 
다른 회사에서 택시를 하다 온 사람들도 있는데 대부분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이런 사람들이 교육을 받으니 쇼퍼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
 
가맹 형식 때문에 서비스 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직영만큼 관리하기 어려운 점은 인정한다. 서비스 성과에 따라 가맹 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서비스 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직영만큼 요구하기는 어렵다. 결국 매뉴얼을 잘 만드는 게 관건일 것 같다.
 
'혁신적인 모빌리티'라고 소개하는데 이미 시장에는 타다가 있지 않나
 
모든 경제 영역에서 일반 시민들이 요구하는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쫓아가지 못한 분야가 택시였다고 생각한다.
 
손님들의 불만이 폭발했고 이에 따라 등장한 것이 타다다. 카카오택시 같은 경우는 부르는 방식을 변화시키긴 했지만 서비스 수준 자체가 올라가지는 않았다. 타다는 서비스 수준은 높였지만 세부적인 부가서비스는 없다.
 
마카롱택시는 부가서비스를 도입했는데 이는 택시 시장 규모를 키우는 효과도 있다. 택시 시장 규모는 현재 8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는 이동에 따른 요금만 계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가서비스를 붙이게 되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해져 현재의 10배인 80조로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행열 KST모빌리티 대표가 자사 마카롱택시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ST모빌리티
 
현대차의 50억 투자 배경과 자금 사용처는
 
현대차는 2017년 카풀 업체 '럭시'에 투자했었는데 당시 택시 업계 반대에 부딪혀 6개월 만에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이후로는 해외 기업에 투자를 넓히면서 모빌리티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모빌리티 시장도 성장하면서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카롱택시의 지향점은 택시와의 상생이고 기존 택시들이 하지 않던 혁신적인 서비스다. 이를 시민들도 유용하다고 느낀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현대차가 투자한 것으로 추측한다.
 
현재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좀 더 편리하게 꾸미는데 투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고객의 성향이나 이동 패턴을 파악해 적당한 쇼퍼를 고객에게 추천하는 것이 목표다. 또 친환경차 트렌드에 발맞춰 LPG 택시를 전기택시로 전환하는 작업에도 투자금을 사용할 생각이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택시업계와의 상생안에 대한 의견은
 
모빌리티 산업은 그동안 택시 업계와의 이슈로 묶여 있었는데 이번 결정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운전기사들의 근무여건을 악화하는 여러 규제가 아직 풀리지 않은 점은 여전히 아쉽다. 도심 외곽에 있는 차고지에서 택시를 교대해야만 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민트색으로 외관을 꾸민 마카롱택시. 사진/KST모빌리티
 
이런 상황에서 마카롱 택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나
 
마카롱택시는 택시운송가맹사업자로 제도권 안에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다. 국민이 타다 같은 서비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택시의 불친절 문제를 해소했기 때문이다. 결국 택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면 기존 택시도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마카롱택시 같은 기업들이 많아져서 치킨 업체들이 경쟁하듯 택시 운전기사 개개인이 아닌 브랜드 간 경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렇게 되면 택시 서비스 수준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미래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어떨 것 같나
 
미국에서 우버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택시비가 너무 비싸 가성비 좋은 우버가 유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택시비가 저렴해 택시 기사들의 처우가 낮았고 이에 따라 불친절, 승차 거부 등의 문제가 대두됐다. 같은 모빌리티라도 국가 상황에 맞게 다른 방식으로 선보여야 한다. 한국은 마카롱택시나 타다처럼 안전하고, 믿고 탈 수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가 당분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한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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